[MLB] 치퍼 존스, 외야로 옮기나

중앙일보

입력

'올스타 3루수' 치퍼 존스(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외야수 전향설이 다시 일고 있다.

소문의 진원지는 켄 캐미니티. 캐미니티는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방출된 후 브레이브스와의 계약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정식계약은 7일(한국시간) 정도에 있을 예정이며, 메이저리그 최저 수준의 연봉(20만달러)을 받을 것으로 알려져 있다.

99년의 내셔널리그 MVP이자,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3루수인 존스의 외야수 전향설은 지난 시즌이 끝나면서 수면에 떠오르기 시작했다. 당시 존 슈홀츠 브레이브스 단장은 브라이언 조던을 트레이드한 후 존스를 외야수로 돌리겠다는 복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브레이브스는 조던의 트레이드에 실패했고, 결국 존스는 3루에 남았다.

존스의 외야수 전향설에는 본인의 의사가 상당 부분 포함되어 있다. 화려하지 않지만 안정적인 수비력을 자랑했던 존스는 지난해부터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97년 15개-98년 17개-99년 12개를 이어오던 실책수도 지난해 25개로 대폭 상승했다. 특히 존스의 실책은 포스트시즌 같은 큰 경기에서 자주 터져 팀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존스는 올 시즌에도 벌써 11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그러나 바비 콕스 감독의 생각은 다르다. 캐미니티에게 3루를 맡기고 존스를 외야로 돌리는 게 어떠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절대 아니다'라며 입장을 확실히 했다.

콕스 감독이 존스의 외야수 전향을 꺼리는 이유는 캐미니티 이후의 대안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캐미니티는 96년 내셔널리그 MVP · 골드글러브 3회 수상의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지만 이것은 이미 지난 일이다. 캐미니티는 지난 2년간 많은 부상에 시달리며 출장경기보다 더 많은 187경기를 결장했다. 특히 몰라지게 줄어든 수비범위는 심각할 정도. 설령 올 시즌을 훌륭히 치뤄낸다고 해도 내년 ·내후년을 생각하기엔 37세라는 나이가 부담스럽다.

올 시즌은 캐미니티에게 맡기고 내년부터 유망주를 투입한다고 해도 마땅한 선수가 없다. 현재 빅리그에서 1루수를 맡고 있는 웨스 헬름 정도가 전부다.

캐미니티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 지난해에는 자신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지 않는다며 소속팀이었던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비난했으며, 올해는 아메리칸리그에 적응할 수 없다는 불평을 늘어놓으며 소속팀 레인저스에게 방출을 요구하기도 했다.

공격력 강화를 위해 캐미니티를 영입한 브레이브스의 선택이 옳았는지, 존스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는 셈이다.

Joins 김형준 기자<generlst@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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