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도박 중독 해결책은 가족의 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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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현대 사회를 중독의 사회라고 일컫는다. 한국 사회는 이미 청소년뿐 아니라 아동, 유아들까지도 인터넷 중독에 빠져들고 있다. 그 아이들이 성장해 가면서 그 중독의 양상이 도박으로 옮겨 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도박 중독률은 외국의 3~5배 수준이고, 작년에 대학생 10명 중 1명이 도박중독이라는 통계 기사가 있었다. 실제로 청소년기인 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사회초년생에서 60대까지 잘못된 도박습관으로 센터를 찾아오고 있다.

해드림 상담센터는 지난 5월 습관성 도박 상담활동을 시작한 이래, 약 40여 가족이 도박문제로 상담을 받았거나 진행 중이다. 도박 중독자들은 대부분 재미와 호기심으로 국내 카지노장에 한두 차례 가다가, 그곳에서 적지 않은 돈을 만지게 되고 그 후 본격적으로 인터넷과 불법 도박장에서 요행수를 바라는 도박에 탐닉하게 된다. 그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수백, 수천, 수억의 빚을 지는 결과가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특히 요즘은 주변 환경이 한집 걸러 한집으로 스포츠 도박을 할 수 있는 곳이 있고, 어린 학생들도 쉽게 접할 수 있어 도박에의 노출이 어느 집단과 어느 연령대로 한정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습관성 도박 상담은 스스로 오는 경우보다는 보통 배우자 등 가족 상담으로 진행된다. 이미 문제가 심각해진 상황에서 가족 중의 누군가가 도움을 요청하고 상담을 의뢰한다. 상담을 진행하면서 처음에는 나는 아무 문제가 없다던 가족이나 보호자들은 그동안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꽁꽁 싸매놨던 고민들로 상처받은 마음들을 드러내어 얘기하기 시작한다.

가족 상담 과정에서 도박 행위로 인한 소외감, 도박자에 대한 배신감, 상처, 분노 등 하나하나 풀어가며 스스로의 힘을 키워 현 상황을 견뎌내고 도박자를 도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배우자 등 가족이 상담에 함께 참여할 경우, 상담이 지속될 확률과 상담의 효과는 크다. 걷잡을 수 없는 빚으로 앞날이 까마득해 두렵기만 한데 함께 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도와주려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도박자에게는 큰 위안이 된다. 나태해지고, 귀찮아지려 할 때 다시 의지를 새롭게 할 수 있는 것이 가족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습관성 도박 문제로 센터를 찾아오는 내담자들에게 최소 3달(100일)의 상담을 권하고 있는데, 도박자 혼자 찾아오는 경우, 웬만한 의지로는 상담이 오래 지속되기가 어렵다. 하지만 가족이 함께 오는 경우에는 가족들이 대신 상담 예약을 한다든가, 가족 간의 합의된 약속을 확인하면서 상담이 지속되는 편이며, 변화와 성장의지를 다지면서 열심히 참여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도박과 단도박의 기로에서, 가족의 무관심으로 병이 깊어지기도 하고 가족의 사랑과 관심으로 거듭난 삶을 찾아가기도 한다.

해드림상담센터(전화 070-8253-8267)에 방문하면 상담치료는 물론 전문병원치료 비용 부담 없이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한국마사회가 전액 지원하고 있다.

김영순 해드림상담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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