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주사' 맞을 수밖에 없는 배경 따로 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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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폴(일명 '우유 주사')을 맞는다는 건 우리 사회에 잠 못자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와 주목을 끈다.

서울수면센터 한진규 원장은 "평소 7시간 이상, 새벽 12시 이전에 잠을 자는 건강한 수면리듬을 가진 사람들은 프로포폴을 찾지 않는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처음 프로포폴을 접하는 사람은 마약 효과보다는 잠을 자려는 수면장애를 앓고 있거나 수면 리듬이 깨진 특수 업종에 종사하는 이들이 쉽게 수면을 취하려고 과욕에 한두 번 맞는다는 것. 이러다 보니 맞으면 숙면을 하는 듯한 착각에 자꾸 찾게 되고 결국에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 원장은 "본인의 수면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려는 과욕이 이제는 사회적 문제로 커진 것이고 평소 수면 리듬이나 수면의 중요성을 중요시 하지 않는 우리 사회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면 문제는 2주 이상 지속되면 만성 학습 불면증으로 발전될 수 있다.

이 시점에 병원에 방문하면 하루 일과 및 시차 적응같이 리듬 찾는 치료만 해도 쉽게 치료가 가능하다. 그렇지만 더 버티다 만성화되면 결국에는 약 이나 주사에 손을 대는 경우가 많다.

한 원장은 “수면마취제로 가장 많이 사용 되는 것이 ‘프로포폴’이다. 프로포폴은 세계적인 가수 마이클 잭슨의 사망 원인으로 알려지며 주목받았다. 프로포폴을 포함한 수면마취제는 중추신경에 작용하기 때문에 호흡 기능과 심장 기능의 저하가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혈압이 10~20% 내려가고 호흡이 약해진다. 많은 용량을 사용하면 더 심해진다. 노인이거나 수면무호흡증, 비만, 천식 같은 호흡기질환이 있으면 투약 후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특히 간·쓸개·췌장처럼 엎드려서 받아야 하는 내시경은 가슴이 눌려 호흡이 힘들고 검사 시간도 30분으로 길어 위험이 높아진다. 그래서 반드시 적정 용량에 수술적 마취를 목적으로 사용하여야 안정성이 확보 된다.

한 원장은 “프로포폴은 마취제이므로 일반 수면제에 반응이 없는 상습 불면증 환자가 수면을 목적으로 투여 한다든가 아니면 기분 전환 등 원래 목적 이외의 다른 효과로 상습 투여하면 호흡 기능과 심장 기능이 떨어져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한편, 수면 중 호흡장애 있는 환자들은 수면 마취 시 호흡 기능이 더 저하되므로 위험이 증가 되는데 이는 나이와는 무관하므로 의사 나 환자 스스로 주의를 해야 한다. 내시경이나 성형 수술 전에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면검사 나 수면스크린 검사를 철처히 받고 수면중 호흡장애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며 최소한 평소에 수면무호흡, 구강호흡, 심한 코골이, 부정맥, 심장 질환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수면 마취시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한 원장은 “국내 통계상 4분의 1이 불면증을 앓고 있는데, 수면다원검사도 보험화돼 있지 않아 환자 부담은 가중된다”며 “세계적으로 수면다원검사가 보험에 빠져 있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한국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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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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