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넷, 미래채권 담보로 국민은행 통해 자금조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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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과 같은 유형자산이나 이미 발생한 채권이 아니라 미래에 발생할 채권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기법이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됐다.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인 ㈜두루넷이 미래 채권을 담보로 1천7백38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데 성공했다고 4일 국민은행이 발표했다.

그동안에도 공사 중인 아파트와 같은 부동산이나 기업의 매출채권 등을 담보로 자산담보부채권(ABS)을 발행한 일은 있었지만, 앞으로의 현금흐름(cash flow)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달 자금은 신디케이션 대출(협조 융자) 1천5백억원과 후순위 대여금 2백38억원이다. 협조 융자에는 국민은행을 비롯해 조흥은행.교보생명.동부화재.동부금고 등 5개 금융기관이 참여했다.

이 대출은 ㈜두루넷이 회수할 예정인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사용료 중 2천1백억원의 가치를 가지는 미래 채권을 특수 목적법인(SPC)에 넘기고, SPC는 미래 채권을 현재가치로 평가한 금액만큼을 ㈜두루넷에 지급하는 형식이다. 프로젝트 파이낸싱과 유동화 금융기법이 결합된 셈이다.

㈜두루넷은 이번에 조달한 재원으로 기존 차입금을 갚아 부채비율을 낮추는 등 기업 재무구조를 깨끗하게 만드는 한편, 일부 자금은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시설투자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서경호 기자 prax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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