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국세청은 16일 지난해 소득세 납부순위 1위는 '타워투자자문'의 펀드 매니저 기요하라 다쓰로(淸原達郞.46)였다고 발표했다. 기업인이 아닌 샐러리맨이 소득세 납부 1위를 기록한 건 처음이다. 그는 지난 한 해 주식 운용으로 대략 100억 엔(약 1000억원)을 벌어 37억 엔(약 370억원)을 소득세로 냈다. 그런데 18일 저녁에 나온 한 타블로이드 신문에 그가 운영하고 있는 주식 일부가 실렸다. 그 중 '브리붸 취리히 기업재생그룹'의 이름이 실명으로 박히자 다음날 이 종목에 매수 주문이 폭주한 것이다.
내로라 하는 대기업 경영자나 쟁쟁한 벤처 창업가를 제치고 소득세 1위에 올라선 샐러리맨 기요하라 부장의 이야기는 요즘 일본 봉급쟁이들의 최대 화두다.
일반 봉급자들은 특히 그 비결을 몹시 궁금해 하고 있다. 본인이 한사코 언론에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다. 그래서 일 언론들은 그의 주변 인사들을 통해 비결을 분석하고 기요하라 부장의 스타일과 관련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기요하라 부장은 "남들이 하는 대로 하면 돈을 못 번다"며 '인기주'보다는 숨겨진 '가치주'를 찾아내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또 소득세 납부 1위의 갑부임에도 기요하라 부장은 그 흔한 승용차도 없다고 한다. 일본의 평범한 샐러리맨들은 기요하라 부장에게 두 가지 감정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먼저 자신들과 같은 샐러리맨이 소득세 납부 1위에 올랐다는 '대리만족'이다. 동시에 기요하라 부장이 자신들과는 차원이 다른 '수퍼 샐러리맨'이긴 하지만 인생의 목표를 돈이 아닌 성취감에 두고 검소하게 살고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동지의식'을 갖고 있는 듯하다.
도쿄=김현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