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황사바람 내가 막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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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중국의 황사바람이 다시 사납게 불기 시작했다. LG배 8강전 분포는 6 대 2로 중국의 압도적 우세다. 그러나 한국의 이세돌 9단은 "누가 와도 자신있다"고 말한다. 한국의 또다른 축인 박정상 5단도 "지금의 상승세를 끝까지 이어가겠다"고 말한다. 6 대 2니까 비로소 재미있는 승부가 된 것인지도 모른다.

16일, LG배 세계기왕전 1회전이 끝났을 때 중국은 7명, 한국은 5명, 일본은 4명이 살아남았다. 한국은 최철한 9단이 일본 기사에게 패배한 것이 아팠지만 세계무대 1승이 간절하던 김성룡 9단이 일월성배에 이어 또다시 중국 기사를 꺾으며 연승을 이어가는 등 분위기가 좋았다. 중국 랭킹 78위인 조선족 기사 박문요 3단이 일본의 왕리청(王立誠) 9단을 이긴 것도 화제였다(박문요는 8강 진출에 성공했다).

18일의 2회전에서 한국의 이창호 9단이 중국의 16세 소년기사 천야오예(陳耀燁) 4단에게 대마를 잡히며 패배해 이 대회 최대의 파란이 일어났다. 이날 중국은 6명이 8강에 오른 반면 한국은 이세돌 9단과 박정상 5단 단 두사람만이 살아남았다. 일본은 전멸했다.

중국은 '타도 한국'의 기치를 내걸고 천야오예.리저(李哲) 등 소년기사들을 집중 육성해왔다. 이번 LG배에서 천야오예가 이창호를 꺾은 것은 그들 신세대가 세계무대 전면에 나서기 시작한 신호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것과 중국 우승은 별개 문제다. 지난해 삼성화재배에서도 4강에 중국 3, 한국 1(이세돌)의 분포였지만 우승은 이세돌 9단이 차지했다. 올해 농심배에서 이창호의 막판 5연승도 마찬가지다. LG배에서 이창호가 탈락했지만 중국이 이세돌이란 또 하나의 벽을 넘어 우승까지 거머쥐기까지는 아직 먼 길이 남아 있다는 얘기다. 8강전은 11월에나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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