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리치 아시아 > 북미 중국 부자 모시기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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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카지노 업체 파라다이스 주가는 21일 1만8000원을 기록했다. 한 달 새 30% 넘게 오르며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6개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높였다. 박소연 KB투자증권 연구원은 “1인당 드랍(칩 구매액)이 가장 큰 중국인 VIP의 비중이 하반기엔 지난해보다 65% 늘어나 전체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이뷔통은 최근 중국 우수 고객 10명을 초호화 몽골여행에 초대했다. 헬리콥터를 타고 몽골의 초원과 사막을 감상하고 럭셔리 리조트에서 머물며 낙타 폴로 경기를 볼 수 있는 여행 코스를 제공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달 초 “중국의 ‘큰손’을 유치하기 위해 세계 명품 브랜드가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 특히 중국 부자를 잡기 위한 명품 업체의 경쟁이 치열하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부자가 세계 부자의 주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컨설팅 회사인 캡제미니와 캐나다 금융회사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자산관리가 발표한 ‘세계 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 수퍼리치 수는 전년보다 1.6% 증가한 337만 명으로 나타났다. 북미 수퍼리치는 전년보다 1.1% 줄어든 335만명이었다. 아시아 수퍼리치 수가 북미를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RBC 기준 수퍼리치는 부동산을 제외한 금융자산이 100만 달러가 넘는 백만장자를 의미한다.

 아시아 백만장자 증가에는 중국 역할이 컸다. 중국의 백만장자 수는 지난해 56만2000명으로 전년보다 5.2% 늘었다. 2010년에는 증가율이 12%에 달했다. 전 세계에서 백만장자 인구가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상위 20개국 가운데 아시아 국가가 7개 속했다. 인도네시아와 태국의 백만장자 숫자는 지난해 각각 8.2%, 12.8% 증가했다.

경제경영 조사업체인 타임트릭은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중국의 백만장자 숫자는 2015년 현재의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존 우드 씨티은행 아시아·태평양지역 프라이빗뱅킹(PB) 본부장은 최근 국내에서 열린 한 금융세미나에서 “전 세계 부의 물결이 북미나 유럽에서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의 백만장자 수는 14만4000명, 이들이 보유한 총자산은 3810억 달러로 집계됐다. 백만장자 숫자와 자산은 전년보다 각각 1.5%, 3.9%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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