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꽉 채우면 1100㎞까지 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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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자동차에 기름을 가득 채우고 한번에 1000㎞를 달릴 수 있을까. 이런 궁금증을 안고 푸조 디젤 407HDi(수동)를 만났다.

이 차는 수동 기준으로 연비가 ℓ당 16.9㎞에 달해 기름통(66ℓ)을 다 채우면 1100㎞를 달릴 수 있다.

자동 연비는 15.6㎞/ℓ로 1000㎞를 주파할 수 있다. 프랑스의 명차인 푸조는 디젤 기술과 중소형급에 강점이 있다. 상대적으로 대형차는 독일 차에 비해 열세다. 가장 큰 607의 경우 크기가 그랜저 만한데 프랑스 차 중에 가장 커 대통령 의전용 차로 쓰인다. 디젤 차는 가솔린차보다 연비가 20~30% 뛰어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소음과 진동이 심하다. 407HDi 시동을 걸면 디젤차 특유의 엔진 소리가 들린다. 250㎞를 달려봤다. 연료게이지 눈금이 4분1 정도 떨어졌다. 가솔린차라면 눈금이 절반 이상 더 떨어졌을 게다. 경유 평균 판매가인 ℓ당 1035원을 적용하면 6만6000원어치만 넣으면 서울~부산을 왕복하고도 남는다.

힘도 좋다. 배기량은 2000㏄에 불과하지만 가솔린 3000㏄급 이상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수동 기어로 2단을 놓고 액셀러레이터를 푹 밟으면 엔진회전수가 4500rpm(1분당 엔진회전수)까지 올라가면서 시속 90㎞를 단숨에 낸다. 낮은 엔진회전수에서 강한 힘을 내는 디젤차답게 운전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2000~3000rpm에서 최고의 토크(구동력)인 32.7㎏.m/2000rpm가 나온다. 토크만 따져보면 BMW 530i보다 높다. 실내 인테리어나 좌석 배치 역시 중형차에 강한 푸조의 기술이 들어있다.

특이하게 4단 자동 변속기가 달린 차(4850만원)보다 수동 6단 변속기가 달린 차(4950만원)가 더 비싸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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