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익 전 외교안보수석 "MB의 독도 방문 적절했는지 의문"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최근 독도문제와 관련해 한·일간 갈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단국대학교 부설 우석한국영토연구소(소장 정태익)가 오는 13일 '영토문제의 국제적 이해와 한국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국내 대학 최초로 설립된 영토문제 전문연구소인 우석한국영토연구소의 정 소장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 법학석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학교에서 구주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주 러시아대사, 주 이탈리아대사, 주 이집트 대사, 외교안보연구원장, 대통령 외교안보수석 등을 역임했다.

정 소장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최근 불거지고 있는 영토 문제에 대해 들어봤다.

- 연구소가 설립되자마자(지난 6월 11일) 독도 논란이 터졌다. 미리 예상한건가?
연구소를 설립한 배경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나라는 현재 독도, EEZ(배타적 경제수역), 이어도, 통일 후 영토 분쟁 등 다양한 영토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예견이 가능하지만 그동안 통섭적인 차원에서의 연구가 부재했다. 그래서 역사, 지리, 국제법 등을 아우르는 접근이 필요했다. 이에 연구소를 설립한 것이다. 그런데 때맞춰 일본과의 독도분쟁이 불거졌다.

- 중국, 일본과의 영토 분쟁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또 그 해결방법은?
영토문제는 주권의 문제다. 그래서 각국의 주장이 격화되고 있다. 이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동안 문제 자체에 대한 연구는 많았지만 분쟁을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는 부재했다. 나는 외교관 출신이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우리 연구소에서 활발한 연구 활동을 통해 결과물을 내 놓으면 많은 국민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 국민이 해야 할 일은?
일단은 감정적 대응은 절대 금물이다.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이다. 차분하게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영토 문제에 대해 확실하게 인식을 하고 많은 지식을 습득하여 정당하게 대응해야 한다.

- 최근 이슈가 되는 독도 문제 외에 국민들이 관심을 기울어야 할 영토 분쟁이 있나?
대륙붕 문제도 있고 아직 주변국과 EEZ가 확정이 되지 않아 해양 질서가 확립이 되지 않았다.

- 연예인의 독도 관련 행동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파급력 있는 연예인들이 국민의 인식을 고취시키기 위한 취지로 행동하는 것은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영토 문제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정당성을 설명할 수 잇어야 한다.

- 이명박 대통령의 반일 행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최근 이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했다. 독도방문 자체는 바람직하다 생각하나 시기나 방법에 있어서 좀 더 전략적인 접근을 할 필요가 있었다. 독도를 국제분쟁화해서는 안 된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과연 독도가 한국땅이라는 사실을 확인시키기 위한 목적에 부합했는가, 후속조치는 적절했는가에 대해서는 약간의 의문이 있다. 또 그후 8·15 연설에서 방문 배경에 대해 설명을 해줬으면 했는데 없었다.
또 일왕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자리에서 격 있게, 신중하게 논의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현재 어떠한 일들을 하고 있나
우리 연구소에서는 영토 문제와 관련해 활발한 연구를 하고 결과물을 내놓고 있다. 단국대와 협력해 학생들에게 '한국의 영토 강좌 시리즈' 강의를 하고 있다. 또 오는 13일에는 백진현 국제해양법재판소 재판관을 초청해 영토문제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가진다.

장은영 인턴기자 eun0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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