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대선경선 표 분석] 김문수·김태호·임태희·안상수 득표율 합쳐 16%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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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3시52분. 새누리당 김수한 대선 경선 선거관리위원장이 개표 결과를 발표하기 시작하자 박근혜 후보는 고개를 잠시 숙였다. 그리고 2분 뒤 후보로 공식 지명되자 비로소 환하게 웃었다. 전당대회가 열린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엔 폭죽이 터졌고, 당원·대의원 등 1만여 명은 “박근혜”를 연호했다.

 지난달 21일부터 31일간 달려온 새누리당 대선 경선의 종점이었다. 하지만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전체적으로는 긴장감이 별로 없었고, 박 후보에게 사상 최다 득표율이 나올 것이라는 결과도 당초 예상대로 맞아떨어졌다. 행사장 밖에는 정수장학재단 해체를 주장하는 단체, 반값 등록금 공약 실천을 요구하는 학생들이 몰려와 시위를 벌였다.

 박 후보가 얻은 84%의 득표율은 1987년 민주화 이후 치러진 여야 대선 후보 경선 사상 최고기록이다. 종전 최고는 97년 대선에서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로 뽑힌 김대중 전 대통령의 77.5%였다. 박 후보는 국민참여선거인단투표(20만449명·대의원 20%, 당원 30%, 일반 국민 30% 반영), 여론조사(일반 국민 6000명, 20% 반영) 모두 압도적이었다.

 김문수(8.7%)·김태호(3.2%)·임태희(2.6%)·안상수(1.6%) 후보의 득표율은 다 합쳐 16.1%로 박 후보의 5분의 1 수준이었다. 2등 김문수 후보는 선거인단투표에선 6.8%였지만, 여론조사에선 16.2%를 얻었다. 김 후보 경선 캠프의 대변인인 김동성 전 의원은 “쓴소리하는 당내 세력이 제대로 자리 잡아 조직의 건강성을 유지하려면 20% 정도는 나왔어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비박(非朴) 후보들은 이날 인사말에서 “새누리당의 정권 재창출”을 강조했다. 김문수 후보는 “새누리당의 자랑스러운 후보가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손을 잡고 함께 나가자”고 외쳤다.

 경선에 불참했던 정몽준·이재오 의원은 전당대회에 나오지 않았다. 이 의원은 대통령특사로 우크라이나를 방문 중이고, 정 의원은 19일 랜드연구소의 초청을 받아 미국으로 떠났다.

 ◆전권 쥐게 된 박근혜=박근혜 후보가 20일부터 공식적으로 당의 1인자 지위를 누리게 됐다. 새누리당 당헌 95조는 ‘대선 후보는 선출된 날로부터 대통령선거일까지 당무 전반에 관한 모든 권한을 우선하여 가진다’고 규정했다. 황우여 대표를 비롯해 최고위원회는 유지되지만 총지휘권은 박 후보에게 귀속된다는 얘기다. 박 후보는 선거대책위원회의 운영 및 재정 등에 관한 실권도 갖는다. 경호도 강화된다. 현재 박 후보는 자체 경호 역할을 담당하는 수행팀 2명 외에 서울경찰청 경찰 5명의 경호를 받았다. 하지만 후보로 선출된 뒤 총리급으로 격상되면서 5명이 추가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박 후보 측과 협의해 단계별로 경호 인력을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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