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 건’ ‘크림슨 타이드’ 감독 토니 스콧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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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탑 건’ 등으로 이름난 영화감독 토니 스콧(사진)이 19일(현지시간) LA 인근 산페드로의 다리에서 투신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68세.

 LA타임스는 “그가 이날 낮 다리에 차를 세우고 난간을 넘어 뛰어내리는 모습을 여러 명이 목격했다”고 전했다. 현지 경찰이 시신을 수습했고 사무실에서 유서를 발견했다. 유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영국 출신의 스콧은 런던의 왕립 미술학교를 나와 형과 함께 광고계에서 활약했다. 그의 형은 먼저 영화감독으로 변신해 ‘에이리언’ ‘블레이드 러너’에 이어 아카데미상 수상작 ‘글래디에이터’를 만든 리들리 스콧이다.

형에 이어 그도 1986년 톰 크루즈 주연의 ‘탑 건’으로 화려하게 할리우드에 입성했다. 해군 전투기 조종사의 사랑과 대결을 그린 ‘탑 건’은 그 해 미국 최고 흥행을 기록했 다. 이후 톰 크루즈와 다시 호흡을 맞춘 카레이싱 영화 ‘폭풍의 질주’(90년), 덴젤 워싱턴 주연의 잠수함 스릴러 ‘크림슨 타이드’(95년), 진 해크만·윌 스미스를 등장시켜 국가차원의 감시체제를 그린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98년) 등 다채로운 액션물로 명성을 쌓았다. 가장 최근의 연출작은 무인 폭주 기관차를 소재로 한 ‘언스토퍼블’(2010년)이다.

 그는 형과 함께 ‘넘버스’ ‘굿 와이프’ 등 TV시리즈 제작에도 참여했다. 아카데미상은 후보에 오른적 없지만 2002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윈스턴 처칠을 다룬 TV영화 ‘개더링 스톰’의 제작자로 에미상을 받았다. 최근까지 여러편의 신작에 관여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동료감독 론 하워드는 트위터에 “더는 스콧의 영화를 볼 수 없게 됐다. 비극적인 날”이라고 충격과 애도를 표했다. 토니 스콧은 세 번째 부인인 배우 도나 스콧과의 사이에 쌍둥이 아들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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