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K 돌풍 "조규제 있기에"

중앙일보

입력

'비운의 스타' 조규제(34)가 SK의 돌풍을 뒷받침하고 있다.

조선수는 26일 한화전에서 1 - 0의 간발의 차로 앞서고 있던 8회 구원 등판, 1이닝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하는 등 올 시즌 여덟경기에 나가 8과3분의1이닝 동안 단 1점만을 내주고 1승3세이브(방어율 1.08)로 예전의 구위를 되찾고 있다.

군산상고-연세대를 졸업하고 1991년 쌍방울에 입단했을 때 조선수는 최고의 유망주였다. 데뷔 첫해 9승7패27세이브를 올리며 당당히 신인왕과 구원왕을 차지한 조선수는 이후 최고의 왼손 마무리 투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98년 현대로 이적하면서 그는 왼쪽 어깨수술을 받고는 제대로 공을 뿌리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고작 4와3분의1이닝을 던진 게 전부였다. "한물 갔다" 는 주위의 평가 속에 그는 그렇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듯 보였다. 지난 시즌을 끝마치고 고향팀 SK로 돌아오자 자신의 할 몫이 생겨났다. 강병철 감독은 "우린 투수층이 그리 두텁지 못하니 마무리를 맡아주어야 한다. 또한 팀내 최고참으로서 맏형 역할도 해주길 바란다" 며 조선수를 북돋웠다.

이를 악물었다. 그러나 마음은 비웠다. 그저 퇴물 소리를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 코칭스태프가 나가라고만 하면 중간이든 마무리든 가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함께 이적해 온 조웅천과 함께 '조-조' 더블 스토퍼 체제를 구축하며 SK의 뒷문을 확실히 책임지고 있다.

윤석환 투수코치는 "체인지업과 바깥쪽으로 휘어나가는 공의 위력이 좋다. 자신감을 회복한 이상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할 것" 이라고 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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