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0일째 열대야 … 이번 주 후반 살짝 꺾일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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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5일 서울 최고기온은 체온보다 높은 36.7도를 기록했다.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수영장에서 시민들이 분수를 맞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김도훈 기자]

지난 4일 밤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주차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오후 10시가 넘으면서 강바람에 더위를 식히러 나왔던 시민들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느라 주차 요금소 앞에는 차량 행렬이 길게 늘어섰다. 늦은 시간인데도 반대편 차로에는 주차장으로 들어서는 차량이 이어졌고 잔디밭 곳곳에는 자리를 깔고 앉은 시민들이 떠날 줄을 몰랐다.

 지난달 27일부터 열대야가 지루하게 이어지고 있다. 5일 아침에도 서울의 최저기온은 27.5도를 기록했다. 열대야의 기준이 되는 25도에 비해 2.5도나 높았다.

 서울의 열대야는 5일까지 9일째다. 기상청이 열대야 일수를 공식 기록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서울에서 연속으로 열대야가 발생한 기간 중 가장 길다. 열대야는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 사이의 최저기온이 25도를 웃돌 때다. 기상청은 6일 아침에도 서울 등지의 기온이 높겠다고 예보해 서울은 열흘째 열대야가 이어질 전망이다.

 종전 기록은 2004년 8월 6일부터 7일간 계속된 것이다. 대구·포항도 이날까지 14일째 열대야가 이어졌고 광주는 9일째, 여수는 11일째 열대야가 계속됐다. 한낮 폭염도 여전했다. 5일 영월·전주의 낮기온은 38도를 넘었고, 서울도 36.7도를 기록했다. 서울에서는 94년 7월 24일 38.4도가 기록된 이후 18년 만에 가장 높은 기온이었다.

 기상청 김승범 통보관은 “낮에는 동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기온이 상승하는 푄 현상 탓에 폭염이 심하고 이 열기가 밤에도 빠져나가지 못해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상청은 이번 주 후반부터는 평년기온에 근접해가면서 기온이 다소 낮아지겠고 폭염경보 발령 지역도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도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 당분간은 낮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현재 일본 오키나와 부근을 지나고 있는 제11호 태풍 하이쿠이(HAIKUI)도 북태평양고기압에 밀려 한반도로 접근하지 못하고 9일쯤 상하이 남쪽으로 상륙할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하고 있다. 김 통보관은 “태풍이 북태평양 고기압과 세력 다툼을 벌이겠지만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세기 때문에 한반도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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