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환, 총선 불출마 선언 뒤 후보추천위원 맡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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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환 전 새누리당 의원은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을 맡고 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의 대외협력단 부단장으로 활동한 이래 18대 국회 내내 박근혜계 핵심 인사로 활동했다. 그런 그가 지난 4·11 총선 땐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갑자기 불출마를 선언해 주목을 받았다. 당시 새누리당 주변에선 현 전 의원이 부산지역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아 검찰이 내사 중이라는 설이 돌고 있었던 터라 그의 불출마가 ‘수뢰설’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그는 수뢰설을 부인하면서 자신의 불출마가 ‘19대 국회 공천 쇄신’을 위해 박근혜계 핵심 인사로서의 ‘자발적 용퇴’임을 강조했다. 불출마 선언 이후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으로 오히려 중용되면서 박근혜 후보의 두터운 신임을 과시했다.

  공직후보자추천위원으로 활동하면서는 부산 지역 공천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문대성·손수조 후보 등 지난 총선에서 부산지역 ‘뉴 페이스’들의 공천 과정에서 역할을 했다고 한다.

  문대성(현재 무소속) 의원에게 자신의 지역구(부산 사하갑)를 물려줬다가 문 의원의 논문 표절 의혹이 커지자 자진 탈당을 촉구한 뒤 공석이 된 새누리당 부산 사하갑 당협위원장 자리에 자신이 다시 지원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총선 당시 부산지역에 현 전 의원이 공천에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소문이 돌아 자중할 필요가 있다는 경고가 여러 루트로 본인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주택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인 그는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 한나라당 부대변인, 부산시장 특보 등을 거쳐 18대 총선에서 부산 사하갑에 출마해 당선됐다. 18대 의원 시절 4대 강 사업 등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거세게 비판했으며, 남경필 의원 등이 주축이 된 쇄신파 모임에도 참여했다.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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