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책읽기] 실물경제가 궁금할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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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경제는 현실이다. 따라서 책을 통해 실물경제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평생 현장에서 일한 사람도 책을 통해 실물경제를 이해하자면 헛갈릴지도 모른다. 더욱이 실물경제를 다룬 책이 그리 많지도 않다.

이런 제약에도 불구하고 실물경제를 알고 싶다면 일단 서울대 송병락 교수가 쓴 『자본주의의 웃음, 자본주의의 눈물』(김영사, 1998) 로 시작하는 게 좋다. 자본주의라든지 케인스라든지 하는 경제학 용어의 기초가 돼 있다면 이 책은 아주 재미있을 것이다.

만약 경제학에 대해 잘 모른다면 본인이 알 만한 내용만 읽어도 좋다.

그 다음에는 역시 송교수가 쓴 『세계로, 초일류 선진국으로』(중앙일보사, 94) 라는 책을 강력하게 권한다. 아주 쉽고 재미있게 썼고 '시장에서의 경쟁력' 에 대해 확실히 이해하게 해준다.

위의 두 책을 읽고 나면 갑자기 경제문제에 대해 체계적인 공부를 할 필요를 느낄 것이다.

이때 읽어야 할 것이 38가지 경제테마를 알기 쉽게 풀어쓴 『실패하는 경제 성공하는 기업』(한국은행.서울신문 경제부 공저, 신원문화사, 98) 이다.

이 책은 처음부터 읽을 필요도 없고 관심이 있는 주제 몇 가지만 골라 읽어도 무방하다. 거품경제.지하경제.실업문제 등 평소 알 듯 모를 듯했던 용어들을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이런 정도의 수준에 만족치 않는 고급독자들에게는 기업제도 관련 책들을 권하고 싶다. 최근 소액주주 운동과 관련해 자유기업센터의 '신회사법 시리즈' (99) 가 잘 정리된 것으로 본다. 이 책들은 상법 등 상당한 전문지식을 가진 독자라야 이해가 가능하겠지만 실제 내용은 논점별로 쉽게 풀어놓았다.

그 중에서도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 『소액주주 운동의 이해』 등이 중요하다.

실물경제와 관련해 언론에서는 최고경영자(CEO) 들의 이야기를 많이 다루고 있다.

이와 관련해 두 권의 책이 두드러진다. 하나는 『CEO가 되는 길』(토머스 J 네프 외 지음, 신완선 옮김, 물푸레, 2000) 이다.

이 책에는 성공한 사람들의 전략, 인간적 고민, 기업경영방식, 사람을 다루는 방법 등이 담겨 있다.

다만 대상인물이 모두 미국의 CEO들인 것이 좀 아쉽다. 그러나 리더십이 어떻게 고객의 마음을 잡고 시장을 움직이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설명 내용은 아주 평이하다.

또 하나 『미국을 만든 비즈니스 영웅 20』(대니얼 그로스 외 지음, 장원 옮김, 세종출판, 97) 이 한번쯤 읽어볼 만하다.

이 책을 보면 미국에서는 스타성 있는 인물이나 인기상품을 통해 시장을 이해하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의 서술방식은 소설과 비슷하다. 내용은 전혀 어렵지 않다. 빌 게이츠는 물론 월트 디즈니 등 기업을 일으킨 영웅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일반독자가 아닌 기업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은 이광현 교수가 쓴 『한국 기업이 망할 수밖에 없는 17가지 이유』(한국능률협회, 99) 다.

많은 경영학 서적들이 외국 사례를 인용하고 있는데 비해 이교수는 국내기업의 사례를 들어가며 설득력 있는 이유와 논거를 제시한다. 교육수준에 관계없이 쉽게 읽을 수 있다.

기업인 중에도 벤처기업인이거나 벤처사업 지망생이라면 『코스닥 성공기업 20가지 이야기』(중앙M&B, 99) 를 읽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코스닥시장에서 성공한 기업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벤처기업을 키워내는 과정을 인터뷰 등을 통해 모은 것이다. 벤처산업의 특성과 실물경제를 동시에 이해하기에 적합하다.

마지막으로 권하고 싶은 책은 배순훈 박사의 『기본으로 돌아가자』(중앙M&B, 2000) 다. 꼭 실물경제를 다룬 책은 아니지만 공학박사이자 경영자인 저자의 재치를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유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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