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녀 양파 노래도 성숙, 4집 앨범' 퍼퓸' 내

중앙일보

입력

미국으로 음악 공부를 떠났던 가수 양파가 1년반만에 4집 앨범 '퍼퓸' 을 들고 돌아왔다.

스물 두살. 열일곱살의 여고생 신분으로 데뷔, 80만장이 팔린 1집을 비롯해 이전의 세 앨범을 합쳐 1백40만장이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던 소녀 양파는 한층 성숙하고 차분한 숙녀로 자라 있었다.

"재미있었습니다. 음악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말하면 과장이겠구요, 자신에 대해, 그리고 음악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7월까지 국내에서 활동한 뒤 미국으로 돌아가면 현재 다니고 있는 버클리 음악 대학이 아닌 다른 대학에서 음악 외에 다른 공부를 하고 싶습니다. "

지나칠 정도로 차분하게 정돈된 어조와 정확한 단어를 사용해 긴 문장으로 답변하는 양파에게 "아직 어리다고 해도 지나치지는 않을 나이인데 왜 그렇게 차분하냐" 고 묻자 그제서야 손으로 입을 가리며 활짝 웃었다.

새 앨범에는 모두 열두 곡이 담겨있다. 타이틀곡은 '스페셜 나이트' .양파 특유의 깨끗하고 담백한 음색을 살린 전형적인 양파풍 리듬앤블루스(R&B) 다.

양파는 이 노래를 비롯해 모두 일곱곡의 노래를 작사했고 두 곡은 작곡도 했다.

'스페셜 나이트' 외에 양파 자신이 추천하는 노래는 역시 그녀가 가사를 쓴 '데이드리머' . 그리운 이를 꿈속에서 만나기를 원하는 내용의 가사를 경쾌한 템포에 실었다.

한국 R&B 여가수의 대명사인 양파는 어쩌면 새로운 음악적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녀가 추천하는 또 다른 노래 '드라이브' 는 그런 변신의 시도를 잘 엿볼 수 있는 곡이다. 경쾌한 모던록의 이 노래는 그녀가 더 이상 R&B에만 연연하지 않음을 느끼게 한다.

물론 그녀의 애절한 창법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원 파인 데이' '마이 송' 등의 노래를 통해 촉촉한 감성을 만끽할 수 있다.

"숱하게 1등을 차지해봤으니 지상파 방송사 가요순위 프로그램의 순위에는 더이상 연연하지 않을 것 같다" 는 물음에 양파는 "무엇보다 공정성에 워낙 문제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음반 판매에 도움이 된다고 하니…" 라며 웃어보였다. 그녀는 이제 훌쩍 커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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