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크레익 비지오가 돌아왔다

중앙일보

입력

4일(한국시간) 휴스턴 애스트로의의 개막전이 펼쳐진 엔론필드. 경기장을 찾은 휴스턴의 팬들이 기뻤던 것은 11-3의 대승보다도 지난해 8월 이후 모습을 감췄던 간판 타자 크레익 비지오의 화려한 재기 때문이었다.

이날 2번타자로 등장한 비지오는 5타수 5안타의 맹타를 터뜨리며 화려한 복귀신고를 했다. 그가 기록한 5안타는 휴스턴의 프랜차이스 기록이며, 팀 대승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이었다.

1998년 51개의 2루타와 50도루로 트리스 스피커와 함께 20세기 이후 한시즌 50 2루타-50도루를 동시에 기록한 선수로 등록된 비지오는 지난해 8월 왼쪽무릎을 크게 다치며 수술대에 올라야만 했다. 35살의 그에게 있어 올시즌은 불안한 미래 그 자체였다.

그가 35살의 노장이었기에 완전한 회복이 있기까지에는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그는 이런 전망을 잘못된 것으로 바꾸기위해 그 어떤 선수보다도 동계훈련과 스프링캠프에서 많은 땀을 흘렸다. 너무 이른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속에서도 그는 올 시범경기에서 .347의 녹슬지 않은 타격감각을 보여주며 재기에 대한 확실한 신호를 보냈다.

그리고 이러한 신호는 개막전에서 확실함으로 바뀌게 되었다. 그는 이날 1회말 우전안타를 시작으로 3회, 4회, 7회, 9회에 안타를 기록하며 3득점, 테이블 세터로서 1백점 만점의 플레이를 펼쳤다.

1회 첫안타 때는 상대 우익수가 실책을 저지르자 2루까지 내달렸으며, 비록 포수의 2루송구에 아웃되기는 했지만 2루 도루를 시도하는 등 큰 수술 후 으레 있기 쉬운 두려움은 찾아볼 수 없었다. 수비에서도 그는 2루수로서 3번의 멋진 피벗 플레이를 선보이며 수술전과 다름없는 깔끔한 수비동작을 보여주기도 했다.

작년 72승 90패를 기록하며 래리 디어커 감독 부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었던 휴스턴. 비지오의 개막전 맹타는 올시즌 휴스턴의 선전을 예고하는 좋은 징조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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