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500선 무너져… 세계 동반하락

중앙일보

입력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4일 종합주가지수가 500선 아래로 밀렸다. 원화 가치도 급락해 3일보다 21원50전 떨어져 달러당 1천3백60원대에 진입했다. 미국 나스닥 시장이 이틀 연속 급락하면서 한국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증시의 주가가 동반 하락했다.

정부는 4일 오전 김진표(金振杓)재정경제부 차관 주재로 유지창(柳志昌)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철(朴哲)한국은행 부총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금융정책 협의회를 연 뒤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올해 6조원의 연기금을 추가로 증시에 투자하고, 3억원 이하(액면가 기준)의 주식을 1년 이상 보유하는 투자자의 배당 소득에는 세금(세율 10%)을 매기지 않기로 했다. 이와 함께 미국과 같이 분기별 배당제를 도입하고, 투신사에서 원금 보장형 상품을 만들어 연기금에 판매하도록 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3일보다 9.57포인트 하락한 493.69, 코스닥지수는 1.90포인트 떨어진 64.34로 마감했다.

종합주가지수가 500선 아래로 떨어지기는 1999년 2월 25일 이후 2년1개월여 만이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정부 대책이 전해지자 하락폭을 좁혀 한때 500선을 회복했지만, 원화 가치가 급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되밀렸다.

정부는 외환시장의 움직임을 보아가며 시장 개입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지만, 원화 가치는 이날 오후부터 다시 급락해 달러당 1천3백65원20전으로 마감됐다. 이는 98년 10월 9일 이후 30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한편 당초 4일 오전 긴급 경제대책을 발표하기로 예고했던 일본 정부는 발표를 6일로 미뤘다.

지난 2일 1, 800선이 무너진 미국 나스닥지수는 3일(현지시간) 다시 6.17%(1백9. 97포인트)나 떨어져 1, 673으로 밀렸다.

뉴욕 증시의 다우지수도 3%(2백92.22포인트) 떨어진 9, 485.71로 마감했다.

미국 증시의 영향을 받아 런던 증시(FTSE 100지수)도 2.8% 하락한 5, 463.1로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와 프랑스 파리 증시도 4%씩 하락했다.

홍콩 증시도 4일 4.1% 떨어졌으며 싱가포르와 대만 증시도 1%, 0.8% 하락했다.

도쿄 증시는 오전에 하락하다가 은행 부실 채권 정리계획을 마련 중이라는 소식에 장 마감 무렵 오름세로 돌아섰다.

이철호.김광기.김준술 기자 newst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