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간 최근 IT산업협력 봇물

중앙일보

입력

남북간 정보기술(IT) 산업 협력이 봇물 터지듯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니비즈닷컴을 비롯해 기가링크, 우암닷컴, 허브메디닷컴 등 6개 IT업체와 통일IT포럼 추진 관계자 14명이 지난 27일 4박5일간의 일정으로 북한을 방문해 북측 관계자와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북한도 최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신사고론' 등에 힘입어 정보기술산업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고 특히 개방에 부정적인 군부도 남측과의 정보기술산업 협력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정보기술분야에서 사업승인을 받은 기업은 컴퓨터 소프트웨어 공동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전자상거래 등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는 시스젠 두 곳 뿐이다.

이외에 하나비즈닷컴과 ㈜엔트랙이 IT단지를 개발하기 위해 협력사업자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고 큐빅테크, 우암닷컴, 허브메디닷컴, 리눅스원, 훈넷 등은 화상통신, 한의학, 리눅스, 게임 등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북측과 협의중이다.

정보기술분야의 경협사업도 초기 남측의 자본과 북측의 인력을 결합해 컴퓨터소프트웨어를 개발하던데서 벗어나 평양 또는 중국 단둥(丹東)에 IT단지를 조성해 국내업체의 입주를 추진하고 있다.

북측도 일회성 소프트웨어 공동개발에서 장기적인 대형사업쪽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 업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대공산권수출통제위원회(COCOM)을 대신해 96년 출범한 바세나르(WASSENAAR)협정체제로 첨단기술 도입에 애로를 겪고 있는 북측의 입장에서 남측과의 정보기술산업 교류는 기술 이전과 외화획득이라는 두가지 측면에서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북한 교육성은 동북아교육문화협력재단(이사장 곽선희)과 평양 시내에 100만㎡ 규모의 정보과학기술대학을 공동 설립하기로 합의하고 조속한 설립을 요구한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같은 IT분야 경협 증가추세는 남북 양측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라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최근들어 많은 문제점들을 나타내고 있다.

우선 북측은 동일한 분야의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해 다수의 남측 기업과 합의해 사업이 중복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또 대규모 IT단지나 학교 건립을 추진하는 기업이나 단체는 자체 재원이 부족해 투자자 유치를 위해 세밀한 사업준비를 등한시하고 홍보에 치중하는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벤처업체를 중심으로한 남북간 IT산업협력이 철저한 준비와 계획, 검증 과정을 통해 양측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기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