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투자 서갑수 회장 파문]

중앙일보

입력

한국기술투자(KTIC)서갑수 회장이 주가 조작과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것과 관련, 이 회사가 운용하는 벤처조합과 그 돈을 투자받은 벤처회사의 피해는 얼마나 될까.

현재 검찰조사에서 밝혀진대로 라면 일단 서회장은 해외에서 조성한 자금을 가지고 아시아넷 주식을 산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서회장은 1996년 말레이시아에 역외펀드인 APAI를 설립하고 역외펀드 명의로 금리변동부 사채(FRN)를 발행, 2천만달러(약 7백63억원)를 조달했던 것. 이 돈으로 국내 주식에 투자하여 원리금을 상환한 뒤 남은 6천1백만달러를 회사에 귀속시키지 않고 개인이 착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기술투자(KTIC) 서정기 홍보팀장은 "서회장이 페이퍼 컴퍼니인 APAI펀드를 통해 7백억여원을 착복한 뒤 나눠 가졌다는 검찰 주장과는 달리 이제까지 현금화되지 않고 모두 APAI주식으로 남아있다" 며 "창투조합과 아시아넷 투자는 관계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피해는 없을 것" 이라고 주장했다. 회사측은 D증권이 발행한 잔고확인 통지서 등 관련서류를 제시할 정도다.

현재 한국기술투자가 운영하고 있는 조합은 1천26억원 규모의 벤처조합 11개와 2천80억원 규모의 구조조정전문조합 1개 등 11개. 이들 조합은 해산일까지는 환매를 요청할 수 없기 때문에 환매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기술투자가 조합원들의 돈을 모아 투자한 벤처회사의 경우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기술투자가 대주주인 에이스디지텍은 27일 코스닥 등록을 위한 예비심사를 하루 앞두고 27일 심사청구를 자진 철회했다.

에이스디지텍 관계자는 "대주주인 한국기술투자로부터 한 페이퍼컴퍼니에 담보를 제공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제공한 사실이 있으며 이 부분이 심사에서 문제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심사청구를 철회했다" 고 말했다.

한국기술투자는 에이스디지텍에 투자, 현재 이 회사 지분 40.8%를 보유하고 있다.

정재홍.정제원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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