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식 IMT사업자 선정 '급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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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식 IMT-2000 사업자 선정작업이 26일 양승택(梁承澤) 신임 정보통신부 장관의 동기식 사업자에 대한 출연금 감면 시사 발언과 더불어 LG텔레콤의 적극적인 동기식 사업 참여 움직임 등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되면서급류를 타고 있다.

  • 정통부 정책변화 가능성= 양 신임 장관은 26일 개각발표 직후 기자들과의 전화통화에서 동기식 IMT-2000사업자 선정과 관련, "정보통신 사업에 도움이 된다면주파수 사용료 등 모든 조건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주파수 사용료인 출연금 삭감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그동안 동기식 IMT-2000사업을 추진해온 하나로통신 등 관련업체들의 요구와도 맥을 같이하고 있다.

    양 장관의 이같은 언급이 동기식IMT 정책으로 구체화돼 출연금 삭감 등 조건완화로 이어질 경우 LG텔레콤은 물론 해외통신사업자 등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 장관은 이어 "LG텔레콤이 동기식을 하려면 (동기식을 하는 기존 사업자와) 같은 조건이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주파수 값이 다른 기존 사업자들이 (동기식을) 하고 있는데, 작은 사업자가 출연금을 몇배로 주고 하면 힘들지 않느냐"며 한통프리텔과 SK텔레콤 등 2.5세대 동기식 사업자와의 형평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인상을 보였다.

    이는 그동안 정통부가 동기식과 비동기식 구분없이 IMT-2000사업자에 대해 2㎓대 주파수 20㎒를 할당하고 그 대가로 일률적으로 출연금 1조1천500억∼1조5천억원을 부과하는 것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대폭적인 정책변경이 뒤따를 전망이다.

  • LG텔레콤과 해외 사업자들의 움직임= 그동안 동기식 IMT사업 불참을 고수해온LG텔레콤은 지난 24일 주총에서 정부의 출연금 삭감 등 조건완화가 이뤄지면 동기식 IMT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남 용(南 鏞) LG텔레콤 사장은 주총에서 "정부가 출연금 삭감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적절한 컨소시엄이 구성된다면 기술표준에 관계없이 IMT-2000 사업 참여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 사장의 이같은 언급에 이어 양 정통부 장관의 출연금 삭감 시사발언이 잇따라 나옴에 따라 마치 두사람간에 사전교감이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출연금 삭감 논의는 하나로통신을 비롯해 정보통신 중소기업협회(PICCA),한국여성경제인협회, 한국여성벤처협회, 벤처기업협회, 한국퀄컴 등으로 구성된 동기식 IMT 그랜드컨소시엄 추진위원회가 줄기차게 요구해온 것이어서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하나로통신 등 컨소시엄 추진위가 그동안 접촉해온 5-6개 해외사업자들도 ▲수익성 개선을 위한 출연금 삭감 ▲국내 대기업의 참여 등 두가지 전제조건을 내걸며 참여를 유보해왔다.

    양 신임 정통부 장관의 발언과 동기식 IMT컨소시엄의 주도적 사업자로 꼽혀온 LG텔레콤의 동기식 참여쪽으로의 입장 선회를 계기로 정부와 업계, 그리고 해외사업자간에 견해가 일치된 셈이다.

  • 향후 전망= 동기식 IMT 사업자 선정에 걸림돌로 작용해온 출연금 삭감문제와 국내 대기업의 참여 등 두가지가 모두 해결되기까지는 여전히 암초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

    우선 양 장관이 출연금 삭감을 시사했지만 그 규모에 대해서는 전혀 알려져 있지 않고 있다.

    그동안 동기식 IMT사업을 추진해온 하나로통신 등 관련업체들은 기존 PCS사업 허가때 1.7-1.8㎓대 주파수를 10㎒씩 할당받고 1천100억원의 출연금을 낸 점을 감안,동기식 IMT사업자의 경우 2㎓대 주파수를 20㎒ 할당받으므로 기존 PCS사업자의 배인 2천200억원이 적정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는 당초 정통부가 견지해온 IMT-2000사업자에 대한 출연금 1조1천500억∼1조3천억원과 워낙 거리가 멀어 정통부가 국고수입 감소를 감수하면서 어느수준까지 출연금을 낮춰 줄 것인지 미지수이다.

    또 정통부가 이런 사정을 감안, 나름대로 출연금 삭감안을 낼 경우 LG텔레콤과 해외사업자 등 관련 업체들이 수용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이와 함께 이미 비동기식 IMT-2000사업권을 획득한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정부가 똑같은 IMT-2000용 주파수 2㎓주파수 20㎒를 할당하면서 비동기식 사업자에게는 1조3천억원을 부과하고 동기식 사업자에게는 그 이하로 출연금을 삭감해주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반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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