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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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상 후보에 2차례나 오르고도 막상 수상하지는 못했던 `귀여운 여인' 줄리아 로버츠(33) 는 25일 열린 73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고대하던 오스카 트로피를 움켜쥠으로써 오랜 염원을 달성했다.

이 상을 안겨준 `에린 브로코비치'로 로버츠는 여배우로서는 최초로 편당 출연료 2천만달러 이상의 몸값을 받게 됐다.

뿐만 아니라 10개월간 연속해서 3편의 출연작이 1억달러 이상의 흥행실적을 올리는가 하면 그동안 유달리 그녀에게는 인색했던 비평가들의 찬사가 이어지는 등 여러 면에서 로버츠에게는 좋은 일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상식에 나타난 스타들의 의상은 고전적이고 화려한 옛 할리우드 스타일이 주조를 이뤘다. 특히 검은색 계통이 들어간 의상을 선택한 여배우들이 많았으며지나친 노출은 그리 눈에 띄지 않았다.

여우 주연상의 줄리아 로버츠는 `Y'자 형의 어깨끈을 한 검은 드레스를 착용해검은 양복에 흰 셔츠와 넥타이 차림의 애인 벤자민 브래트와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였다.

여우 주연상 후보로 오른 줄리엣 비노슈와 캐서린 제타 존스, 줄리 앤드루스,피넬러피 크루스, 아넷 베닝 등도 검은색의 의상을 입었다.

남성 스타들 가운데는 최우수 주제가상 후보로 지명된 스팅을 비롯해 전통적인검은색 정장에 검은색 넥타이 차림을 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글래디에이터'로 최우수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조아킨 피닉스는 헝클어진 머리에 셔츠는 풀어해치고 손에는 물병을 든채 껌을 씹으며 시상식장에 나타나`난잡한 차림'으로는 최우수상감이라는 평을 받았다.

여성 스타들 중에서는 최우수 주제가상 후보인 뵈르크가 백조를 연상시키는 깃털 모양의 의상으로 눈길을 끌었다. 뵈르크는 "남자친구가 만들어준 의상"이라고 설명했다.

○...첼리스트 요요 마는 266년된 첼로를 등에 지고 나타나 가장 큰 액세서리를착용한 인물로 평가됐다.

마는 "몇년전 첼로를 택시에 두고 내린 뒤로 항상 몸에 붙이고 다니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로스앤젤레스 슈라인 오디토리엄에서의 아카데미 시상식은 올해가 마지막이 된다.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의 로버트 레미회장은 "내년부터는 아카데미상이 시작됐던 할리우드로 돌아갈 것"이라면서 "고향으로의 귀환은 멋진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터 아카데미 시상식장으로 사용될 코닥의 3천300석짜리 극장은 첫번째 오스카상 시상식이 열렸던 할리우드 루스벨트 호텔의 맞은 편에서 공사중이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지난 70여년간 전용 행사장이 없이 치러졌으며 최근 10년간은 유서깊은 슈라인 오디토리엄에서 개최돼 왔다. (로스앤젤레스 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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