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시민문화축제] 연예인이 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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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에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연예인이 살고 있다. 방송가인 서울 여의도와 고양시 탄현 등과 가깝기 때문이다. 지역 대중문화가 꽃필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된 셈이다.

일산에 거주하는 연예인은 5백여명. 이들의 구심점이 되고 있는 극단 '자유로' 가 일산에 문화.예술의 향기를 피우기 위한 시민운동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있다. 자유로는 1998년 5월 탤런트와 영화배우.연극인 등 1백50여명이 모여 창단했다. 박근형.양택조.정성모.조형기.정승호.김응석.안혜숙.이동신씨 등 쟁쟁한 스타들이 참여했다.

이 극단은 지역 주민들의 문화 갈증을 풀어줄 목적으로 지난 2년 동안 '시집가는 날' 등 연간 4~5편씩 연극을 공연해 왔다. 바쁜 촬영 스케줄 틈틈이 짬을 낸 스타들이 출연했다. 오는 5월에는 서민의 한을 그린 역사극 '홍도야 우지마라' 를 공연한다.

또 10월엔 경의선 남북열차 개통을 기념하고 일산을 남북 교류시대의 중추 문화예술도시로 만들어 가자는 뜻에서 남북통일극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이들의 공연은 주민에게 문화의 체취를 전달해 주기 위한 '자선 사업' 에 가깝다. 유료 공연은 연간 1~2차례로 최소화하고 공연이 성공해 적은 수익금이라도 생기면 곧바로 무료 연극을 준비한다.

이들이 연극을 통해 문화 가꾸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5, 6월엔 급성 골수성 백혈병으로 사경에 처한 공은빈(황룡초등 3) 양을 돕기 위해 '킹마우스의 우주 대모험' 이라는 가족 뮤지컬을 2주간 공연했다. 이때 들어온 수익금 2천1백만원 전액을 공양의 치료비로 전달했다.

이들에게 어려움도 적지 않다. 별도의 연습 공간이 없어 천막 가설극장을 전전하며 공연하는 일이 가장 큰 문제다. 다행히 5월부터는 조그만 연습 공간을 임대해 주부.아동.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무료 연극교실을 연중 개설할 계획이다.

이들이 일산의 문화 부흥을 위해 올해 화두로 삼은 것은 상설 공연장 유치.

1997년부터 추진하다 그만두었으나 이제는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본격 추진하고 있다.

초기부터 회원으로 활동한 정성모씨는 "일산에 제대로 된 공연장이 없다는 것은 수치" 라며 "중견 탤런트들이 중심이 돼 일산을 어느곳 못지 않은 문화의 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 고 말했다.

자유로 회장 겸 고양연극협회장을 맡고 있는 탤런트 이동신씨는 "고양시와 시의회를 비롯한 지역 시민사회단체의 협조를 구해 일산 호수공원 등에 3백~4백평 정도의 공연장 설치를 목표로 잡고 있다" 고 소개했다. 031-906-25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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