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16개은행 부실채권 4조엔 털기로

중앙일보

입력

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부실채권처리 문제가 논의된 것을 계기로 일본의 16개 대형 은행들이 이달말 결산에서 약 4조엔의 부실채권을 털어낼 예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2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들 은행이 계획했던 부실채권 처리규모(약 2조5천5백억엔)보다 60%나 많은 것이다.

부실정리 규모가 커지면 다음 회계연도(2001년 4월~2002년 3월)에 대손충당금 적립부담이 가벼워져 은행들의 자금운용에 그만큼 여유가 생기게 된다.

은행별 처리금액은 UFJ그룹(산와.도카이.도요신탁은행의 통합은행)이 1조1천2백80억엔으로 가장 많고 다음달 합병하는 스미토모.사쿠라은행이 7천억~8천억엔, 도쿄미쓰비시.미쓰비시신탁은행이 7천억엔, 미즈호파이낸셜그룹(다이이치간교.후지.니혼코교은행의 합병은행)은 5천억~6천억엔 정도다.

이 가운데 UFJ그룹과 도쿄미쓰비시은행 등은 연간 순익보다 많은 부실채권을 정리함으로써 적자결산도 감수할 방침이다. 금융청은 지금까지 적자를 내는 은행에 대해 경영진 문책 등 제재를 가해왔으나 올해는 부실채권 처리를 촉진한다는 차원에서 이를 면제해 줄 방침으로 알려졌다.

또 적자은행이 속출해 금융불안이 일어날 경우 즉시 공적자금을 투입해 해당 은행을 지원할 방침이다.

그러나 부실정리 과정에서 은행들은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의 담보부동산을 신속히 매각할 계획이어서 단기적으로 기업도산이 늘어나는 등 혼란도 예상되고 있다.

도쿄〓남윤호 특파원yh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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