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니 : 라라의 뒤를 잇는 새로운 영웅, 코노코 [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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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대를 사회 문화 학자들은 퓨젼이 주도하고 있다고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국악을 모티브로 메틀과 랩이 섞이고, 스파게티에 김치가 섞이고, 피자에 불고기가 올라가는 시대이다. 그것만이 아니다. 방송에서도 미국식 시트콤에 한국씩 코미디가 살이 되고, 짜장면과 짬뽕이 반씩 담긴 짬짜면이라는 것도 등장했단다... 현대인들은 보다 다양한 그리고 많은 것들을 한꺼번에 접하고자 하는 강렬한 자극에 길들여져 있다고 할 것인가? 하여튼 게임도 이제는 어떤 한가지 장르만을 고집해서는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 시뮬레이션 게임에도 롤플레잉적 요소를 담아야 하며, 액션에도 탄탄한 스토리가 바탕이 되어 있어야 게이머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오니는 이러한 현대적인 요구들을 적절히 수용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표현해내고 있다. 게임의 기본적인 베이스는 철저한 액션 게임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액션 게임도 종류가 여러 가지인데, 오니는 헤비메틀이나 퀘이크가 갖고 있는 슛팅 액션과 철권(Tekken)이 갖고 있는 격투 액션 게임 요소가 추가되어 있다. 게다가 툼레이더가 갖고 있던 어드벤처적인 양념에 노원 리브스 포에버 스타일리스틱한 요소, 서양인들이 생경스러워하는 동양(철저히 일본적이긴 하지만)적인 요소, 그리고 공각 기동대나 버블검 크라이시스류의 애니메이션적인 인상을 감출 수 없는 시공간적인 배경과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와 같은 다양한 요소들을 믹스시켜놓은 덕분에 오니는 개발초기부터 상당히 많은 유통사와 게이머들로부터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사실 필자는 2년전 E3에서 번지가 준비중이던 오니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개발 초기단계에 있던 오니는 국내 모 게임 유통사에서 해외 라이센싱을 담당했던 필자의 눈에 쏙들어오도록 깊은 인상을 남겨주진 못했다. 또한 다른 관련자들에게도 필자와 비슷한 느낌을 주었던지 오니라는 타이틀은 국내 계약을 이뤄내지 못했다.(또한 번지의 전 타이틀인 MYTH도 해외에서는 성공을 거두었지만 국내 판매는 부진했던 악재도 겹쳤었다) 하지만 지난해초 오니를 들고 국내에 들어온 번지는 한층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때문에 한때 오니와 헤일로의 계약을 위해 10여개의 국내 유통사들이 혼전을 벌였고 결국 이소프넷이 국내 판권을 얻게 되었다. 휴... 당시 번지 관계자들이 시연하던 코노코의 기술이 생각난다. 무장되어 있지 않은 코노코가 총을 든 경비뒤로 접근하여 메트릭스에서 보았던 기술로 총을 빼앗으며 쓰러뜨리는 모습을...

이창재
자료제공 :PCbee(http://www.pcb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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