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광주시, 야구단 붙잡기 총력전

중앙일보

입력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해태 타이거즈의 매각을위해 실사 작업에 나선 가운데 광주시는 야구단을 붙잡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호남지역 해태 팬들이 본격적인 시민운동을 전개중인 가운데 광주시 관계자는물론 정치권까지 야구단 유지 작업에 가세했다.

광주시는 19일 고희탁 문화관광국장이 KBO를 방문해 야구단을 유지시켜 줄 것을요청한 데 이어 22일에는 시의회 관계자들이 KBO를 찾을 계획이고 23일은 민주당의 광주시 지부장인 정동채 의원이 박용오 총재와 면담할 예정이다.

해태는 지난 98년 모기업이 IMF의 여파속에 구단 운영에 애로를 겪어 일찌감치매각설이 나돌았지만 그동안 광주시는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오히려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현재 입장료의 12.5%인 구장 사용료를 25%로 인상시키겠다고 통보해 해태의 운영난을 부채질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처럼 지역 야구단에 무관심했던 광주시가 뒤늦게 법석을 떠는 것은 지난 15일 박용오 KBO 총재의 '구단 매각을 위해 연고지 이동도 검토중'이라는 발언이 터져 나온 뒤다.

지난 해 전라북도의 쌍방울 레이더스가 SK에 매각되면서 연고권이 인천으로 옮겨간데 이어 `호남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타이거즈 마저 떠날 가능성이 제기되자 지역민들의 여론이 급격히 악화된 것. 그러나 KBO는 타이거즈가 매각된 이후에도 광주에 남을 것인가에 대해선 쉽사리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국내 유력 기업들과 접촉중인 KBO는 호남지역에 야구단을 유지하는 방안이 최선이지만 야구단 인수를 희망하는 업체가 타지역 연고권을 희망한다면 어쩔 수 없다는입장이다.

이상국 사무총장은 "타이거즈의 연고권 이전 문제는 광주시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광주시가 야구단을 지키기 위해선 전국에서 가장 낙후된 광주구장의사용료 감면 및 시설 개보수는 물론, 장차 신축구장 건설 등을 유치 조건으로 내걸어야 그나마 인수 기업을 끌어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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