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내고 곤장 맞는데 입장객 늘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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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남원시 어현동 춘향테마파크에서는 동헌재판 체험이 매일 열린다. [사진 남원시]

전북 전주시는 경기전(사적 제339호)의 지난 한 달 입장료 수입이 4400여만원에 이른다고 5일 밝혔다. 경기전은 6월부터 유료화해 1000원(성인)씩 받고 있다. 지난 한 달 간 입장객 수는 6만1821명이며, 이 가운데 87%(5만4138명)가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서 온 관광객이다.

 이처럼 관광객이 많은 것은 경기전의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데다 조선왕조실록 전시나 수문장 교대식 같은 다양한 볼거리 덕분이라고 전주시는 보고 있다. 경기전은 태조 어진을 봉안하고자 조선 태종 10년(1410년) 창건했다가 불에 탄 뒤 광해군 6년(1614년) 중건했다. 한옥마을의 대표적인 문화재다.

 남원시 어현동의 춘향테마파크도 입장료 수입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5월 16일~6월 말 유료 입장객은 2만30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00여명(63%)이 늘었다. 입장료 수입도 1700여만원에서 3200여만원으로 증가했다. 입장료는 외지인들에게 성인 기준 3000원을 받는다.

 춘향테마파크는 전통문화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면서 관광객이 급증했다. 남원시는 5월 중순부터 동헌재판과 국악공연, 장구 배우기, 전통의복 체험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달 28일에는 전국 제기차기 대회를 개최한다. 1만㎡에 춘향전 세트장과 향토박물관·도예체험장이 들어서 있는 춘향테마파크는 매년 20%씩 관람객이 감소해 애물단지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이환주 남원시장은 “돈을 받으면 입장객이 줄게 뻔하기 때문에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 관광지 유료화가 힘들다”며 “하지만 체험·볼거리가 어우러진 콘텐트만 있다면 관광객은 얼마든지 모을 수 있다는 것을 남원 춘향테마파크와 전주 한옥마을이 입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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