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인터넷 리서치업체 한국시장 진출러시

중앙일보

입력

다국적 인터넷 리서치업체들이 영업망을 확충하고 지사를 설립하면서 한국시장 진출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대규모 자본력과 영업 노하우로 무장한 외국 업체들의 한국시장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국내 인터넷 리서치 시장이 한층 달아오를 전망이다.

◇ 대형 외국업체들의 진출 = 영국의 인터넷 시장조사 및 컨설팅 업체 오범(Ovum)은 15일 한국지사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김태경 오범 한국지사장은 "기업들의 영업 활동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시청률 조사 등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AC닐슨이 지난해 3월 설립한 AC닐슨-이레이팅스닷컴(ACNielsen eRatings.com)은 지난 13일 한국 인터넷 시장 현황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닐슨-이레이팅스의 경우 한국 지사를 설립하지는 않았지만 오랜 여론조사 경험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국내 영업 활동을 벌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밖에 지난해 8월 국내에 진출한 넷밸류(NetValue)도 꾸준히 국내외 인터넷 사용자 현황 등을 조사, 발표하는 등 활발한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 외국업체 진출의 의미 = 다국적 리서치업체들의 한국 시장 공략에 대해 업계는 "세계에서 한국 인터넷 산업의 비중이 그만큼 커졌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인터넷 사용과 관련된 여러 국가간 통계에서 한국이 자주 수위를 차지함에 따라한국 인터넷 시장 정보 수요가 국내외에서 크게 늘고 있다는 것. 또한 인터넷 리서치는 각종 조사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인 대표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기도 하다.

한 관계자는 "국민 가운데 인터넷 사용자의 비중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인터넷 여론조사의 대표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적은 비용으로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만큼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기업들 특히 닷컴기업들이 정확한 시장 정보를 원하는 상황에서 높은 부가가치를 지닌 인터넷 시장조사 사업에 대형 리서치업체들이 진출하는 것은 필연적이라는 분석이다.

◇ 국내 업체의 반응과 과제 = 대형 외국업체의 진출을 바라보는 국내 업체의 시각은 "인터넷 광고 비용 산정이나 광고 효율 측정과 같은 분야에 선진 조사기법이도입되는 계기"라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그러면서도 "아직 확실하게 자리잡지 못한 국내 인터넷 리서치 시장에 자본력과인지도를 겸비한 외국 업체가 진출한다는 것은 위기상황"이라며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인터넷 리서치가 자리잡기 위한 조건으로 업계는 ▲인터넷이라는 매체 특성을 이해하고 그에 적합한 조사기법 적용 ▲일반인 보다는 특정 계층을 대표할 수 있는 조사 대상자 확보 ▲e-CRM(전자 고객관계관리) 등의 인터넷 마케팅 기술 적용 ▲국내 사정에 걸맞은 자료 제공 등을 지적한다.

인터넷 리서치업체 나라비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인터넷 업체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내 인터넷 사용 현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며"e-메일 서비스와의 결합, e-CRM 적용 등 다양한 솔루션을 개발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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