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남자들’ 장성택·이영호·최용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김정일 사망 이후 북한 권력의 핵심부에선 ‘왕의 남자’들이 바뀌고 있다. 최고지도자 수행 횟수가 ‘문고리 권력’의 지표가 된다는 북한의 속성을 고려하면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은 여전히 핵심 실세다. 그는 올해 김정은의 공개활동 80회 중 45차례나 참여했다. 지난해 김정일의 현지지도를 그림자처럼 수행했던 데 이어 로열 패밀리의 위상을 이어갔다.

 이영호(31회) 총참모장, 최용해(30회) 총정치국장이 장 부위원장을 뒤를 이었다. 이들은 지난해 김정일을 22회, 18회 수행해 각각 11위와 15위를 기록했었다. 김정은 체제에서 가장 뜬 인물인 셈이다. 박도춘 비서 역시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당대표자회와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김정은 체제가 완성된 이후 이들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김정일 수행 횟수 10위권에 있던 인물 중 장 부위원장 외에 김기남·박도춘 비서, 현철해 후방총국장을 제외하면 과반 이상이 바뀌었다. 특히 김경희 비서의 경우 지난해 46차례를 수행해 최다 기록을 보유했으나 올해엔 16차례로 줄었다. 김정일의 건강과 정책을 직접 챙겨오다 표면적으로는 2선으로 후퇴한 모양새다. 통일부 당국자는 “김경희의 역할이 줄어들었다기보다는 공개되지 않은 것일 뿐”이라며 “당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에 지난해 10위권이었던 태종수·주규창·최태복·문경덕·이명수 등의 서열은 밀렸다. 무엇보다 김정일 시기에는 모두 91명이 수행자나 영접자 명단에 등장했으나, 김정은 시대에는 69명으로 줄어든 것도 특징이다. 이 중에 황병서·이두성·윤동현·노두철·마원춘 등 26명은 새로 등장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