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번 인사 특징은] 성과 최대 반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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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의 이번 임원 승진 인사는 회사.개인별 성과를 최대한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전자.SDI.전기 등 전자 관계사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승진 임원을 냈고, 기술개발.영업 분야 등에서 뛰어난 실적을 올린 임직원의 발탁 인사도 많았다. 또 외환위기 3년을 맞아 그룹 경영 쇄신에 기여한 공로로 구조조정본부 간부들이 대거 승진했다.

◇ 대규모 발탁 인사〓사상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 68명보다 많은 91명의 발탁 인사를 했다.

이 가운데 5명은 두 계단 승진하거나 승진 1년 만에 또 다시 승진하는 파격 발탁의 행운을 누렸다.

삼성전자의 최진석 이사보는 차세대 반도체의 핵심공정을, 이광식 삼성SDI 이사보는 세계 최초로 초박형 고화질(HD)TV를 개발한 공로로 상무로 두단계 승진했다. 삼성물산의 최중재 이사는 화학사업부장으로 자기 사업 분야에서 1백21억원의 세전 이익을 달성해 이사 승진 1년만에 상무가 됐다.

삼성증권 법무실의 이정숙 변호사는 증권업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아 상무보로 승진해 국내 증권업계 최초의 여성 임원이 됐다.

◇ 전자.구조본 승진 두드러져〓삼성전자의 승진 규모는 전체의 40%, 전자 관계사를 합치면 절반을 웃돌았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6조원의 순이익을 내는 등 사상 최고 실적을 올린 데 따른 것이다.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과 입사동기인 이형도 삼성전기 사장도 뛰어난 실적을 인정받아 대표이사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구조조정본부 임원들의 승진도 돋보였다. 구조조정본부 인사팀장인 이우희 부사장이 에스원 사장으로 영전했고, 경영진단팀장인 김징완 부사장이 삼성중공업 사장으로 각각 승진 이동했다. 또 재무팀장인 김인주 전무와 기획홍보팀장인 이순동 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은 부회장 승진을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 직급 축소〓삼성은 이번 인사부터 임원 직급을 7단계에서 5단계로 간소화했다.

이에 따라 이사보.이사 직급을 상무보로, 대표이사 부사장을 사장으로 통합했다.

아울러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한 회사에 여러 대표이사를 두던 체제를 바꿔 전자.물산을 제외한 대부분 계열사엔 한 회사에 한 명의 대표이사를 두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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