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전자·석화 등 현대 3사 지원방안 확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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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채권단은 10일 17개 채권금융기관 은행장과 부행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은행연합회관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현대전자,현대건설,현대석유화학 등 현대 3사에 대한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채권단은 최근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는 현대전자에 대해 14억5천만달러의 수출환어음(D/A) 한도와 5억3천만달러의 수입 신용장(L/C) 한도사용을 연말까지 보장해주기로 했다.

채권단은 또 현대전자의 일반성 여신(일반자금대출,당좌대월,수출입금융) 3천여억원에 대해서도 만기도래시 향후 1년간 연장키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전자의 자구가 부진할 경우 금융지원 문제를 재검토 하겠다"면서 "현대전자 측에서도 필요하다면 출자전환 동의서를 낼 용의가 있다고 전달해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전자는 폐수처리시설을 프랑스 비벤디사에 2천억원 수준에서매각키로 협상 중이고 부동산 등도 처분키로 해 현대전자의 자구의지를 의심치 않는다"고 밝혔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전자에 대해 기존 여신 한도 범위내에서 채권금융기관의금융지원이 원활하게 실행될 경우 조기 경영정상화가 기대된다"면서 "주채권은행이자구계획 이행여부를 철저히 점검키로 했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또 현대건설에 대해 건설업 특성상 동절기중 발생하는 자금부족을 해소키 위해 산업은행에서 해외지급보증 4억달러를 지원키로 했다.

채권단은 산업은행이 지원하는 해외지급보증 4억달러 중 2억불에 대해서는 국내7개 은행(외환,한빛,조흥,하나,농협,신한,국민)이 산업은행 앞으로 대내지급보증을서주기로 했다.

채권단은 또 현대석유화학에 대해서는 금년 6월까지의 만기도래하는 여신을 6개월간 만기연장하고 공장 등 부동산을 담보로 1천150억원의 신규자금을 6개월간 지원키로 했다. 신규자금 지원분 1천150억원 중 외환은행과 산업은행은 이미 각 200억원씩을 지원한 상태이어서 나머지 은행들이 750억원을 지원하면 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현대석유화학측으로부터 PVC 생산업체인 SM 공장 매각에 대해처분위임장까지 받아놓은 상황"이라며 "부동산 등을 담보로 잡고 자구계획 상의 공장매각대금 등으로 6개월 후 신규자금 지원을 전액 회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이와함께 최근 채권은행간 이견으로 지원내용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점을 감안, 이날 결의사항을 성실히 준수하고 협력할 것을 다짐했다.

한편 금융계는 이날 현대 3사에 대한 채권단의 지원방안에 대해 현대측이 내놓은 자구계획이 제대로 이행될지 의문스럽고 정부가 추진하는 상시적 퇴출시스템과도상반된다고 밝혔다.(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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