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은행 6-7개면 충분"-호리에 제일은행장

윌프레드 호리에 제일은행장은 9일 "한국의 경제규모를 감안할 때 6-7개 정도 은행이면 충분하다"며 "금융이 더이상 정부의 금고 역할을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호리에 행장은 이날 오전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경영조찬회에서 `적극적인 직원과 함께 승리하기(winning with willing employees)'라는주제의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강연 뒤 한국의 금융권 구조조정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한국의 경제규모를 감안한다면 6-7개 정도의 은행이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호주의 은행구조조정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고 말했다.

호리에 행장은 또 강연에서 "한국이 OECD에 가입한 이상 개발도상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따라서 금융이 더 이상 사회적 역할(social role), 즉 정부의 지갑 역할을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 과거 행태를 비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은행장 부임시 회계부서가 총무부에 속해 있고 공인회계사가 없으며 결산도 1년에 두번 정도 밖에 하지 않는 점에 매우 놀랐다며 제도개선을 통해정기적으로 재무제표를 파악하기 위해 신경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호리에 행장은 은행이 성공적으로 역할하기 위해서는 "직원을 큰 자산으로 여기고 고객을 왕(boss)으로 생각하는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며 "과거 한국의 은행들이 시장점유율 확대를 통한 외형적 성장에만 너무 치중했지만 이제 수익을 기반으로 한 성장을 우선시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강의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