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최희섭 '가는 곳마다 성공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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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언 슬러거' 아니 '오리엔탈 슬러거' 최희섭(22, 시카고 컵스)에 대한 국내팬들의 관심과 기대가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동양에서 건너와 데뷔 2년만에 마이너리그 전체에서 최고 유망주군에 든 이 거포에 대한 미국 현지의 반응 또한 뜨거워 눈길을 끌었다.

美 야구전문 격주간지인 '베이스볼 아메리카(Baseball America)'는 최근 발표한 2001년 유망주 톱100 리스트에서 최희섭을 22위에 올리며 그의 미래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린데 이어 그에 대한 특집기사를 통해 그의 가치를 한껏 부각 시켰다.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먼저 "최희섭은 어디를 가더라도 깊은 인상을 심어주는 선수다."며 3가지 사례를 들어 최의 카리스마를 강조했다.

여기서 든 첫번째 사례는 컵스와 1백2십만불에 계약을 맺은 최가 99년 4월 확대 스프링캠프에서 뛰고 있을때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경기에서 대형 홈런을 날렸을때, 나중에 1루에 진출했던 한 시애틀 선수가 최의 허벅지를 툭 치며 "멋진 파워"라고 칭찬했었는데 그 선수는 바로 그 당시 재활중이었던 메이저리그 슈퍼스타 알렉스 로드리게스(현 텍사스 레인저스)였다는 것.

두번째는 지난해 7월28일(한국시간) 싱글A에서 더블A로 승격한 최가 첫경기에서 3점 홈런을 날렸으며 이어 소속팀 웨스트테테시 다이아몬드백스를 서든리그 챔피언으로 이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

세번째는 올해 2월 시카고에서 있었던 팬 사은행사에서 최희섭이 시카고 팬들에게 공식적으로 첫선을 보였을때 지난 13년간 '미스터 컵스'으로 불리며 시카고팬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아왔던 마크 그레이스를 밀어냈던 그에 대해 야유가 있을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 최에게 쏟아진 박수갈채는 새미 소사, 케리 우드, 어니 뱅크스 그리고 라인 샌버그같은 시카고의 영웅들이 받았던 그것에 필적했을 정도로 엄청났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최희섭이 언제쯤 리글리 필드에서 그의 강렬한 첫인상을 남길수 있을것인가란 질문에 대해선 올해 8월 또는 9월경으로 답했다.

그 이유는 한마디로 조금 더 경험을 쌓자는 것 한가지.

시카고 부단장이자 팜 책임자인 짐 헨드리는 "그는 단지 약간의 경험이 필요할 뿐이다."라며 좌타자인 그가 아직 좌완 투수의 공을 충분하게 접하지 못했으며 트리플A 레벨의 경험많은 노장 투수들의 다양한 공을 경험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것이며 그의 스트라이크존을 좀 더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글을 쓴 제프 보르바 기자는 "최희섭은 그에게 주어진 모든 도전을 성공적으로 극복해 왔다."며 싱글A에서 더블A를 거쳐 애리조나 가을리그에 이르기까지 항상 몸담았던 곳에서 최고수준의 선수였던 사실을 칭찬했다.

그는 특히 99년 랜싱에서 뛸때 그가 때렸던 장외홈런이 경기장 주차장에 있던 미니밴의 유리를 깨버렸던 사실과 더블A에서 한경기 세개의 홈런을 날려 기립박수 받았던것을 예로 들며 최의 슬러거성을 강조했다.

최희섭의 더블A 및 애리조나 가을리그 소속팀 감독이었던 데이브 바이얼래스는 최에 대해 "그는 의심의 여지없는 특별한 선수다. 그는 젊고 파워가 있다. 그는 또한 선구안을 가진 타자이며 다듬어진 선수다."라고 격찬했다.

기자는 구단이 최의 수비능력에 대해서도 만족을 표시했으며 삼진이 비교적 많다는게 그의 유일한 약점이지만 동시에 많은 볼넷도 얻어내 인내심을 갖추고 있다라고 했다.

최희섭이 한국 포지션 플레이어들이 메이저리그 진출하는데 선구자적인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전한 기자는 끝으로 최가 빌 버크너-레온 더햄-마크 그레이스에 이어 컵스의 자랑스런 1루수 계보를 이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희섭이 그동안 이뤄온 성공과 현지 전문가들에 의한 이러한 평가와 예상은 그의 미래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최희섭의 빅리그 입성은 박찬호의 20승 도전과 함께 올시즌 한국팬들의 관심을 온통 메이저리그로 쏠리게 만드는 큰 화두가 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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