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라미레스, 우익수로 원대복귀

중앙일보

입력

매니 라미레스와 그린몬스터와는 별로 궁합이 안맞는 듯이 보인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지미 윌리엄스 감독은 2일(한국시간)에 있었던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12-5로 패한 이후 라미레스를 우익수로 원대복귀시키기로 결정했다.

지난 주 스프링 캠프에서 지미 윌리엄스 감독으로부터 좌익수로의 포지션이동을 통고 받은 뒤 새 포지션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피력한지 불과 8일만이다.

미네소타와의 연습경기에서 평범한 플라이를 에러를 범해 다음 타자에게 3실점하는 빌미를 제공했던 라미레스는 이 경기가 있기전 윌리엄스 감독에게 새로 맡게 된 좌익수 포지션에 편안함을 느끼지 못하며 수비하는데 있어 대단히 당혹스럽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윌리엄스 감독은 "그는 팀에 대단히 중요한 선수이며,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팀에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그같은 결정의 배경을 나타내었다. 덧붙여서 좌익수 포지션에 대해서는 트레이드 협의중인 주전 좌익수 올리리가 계속 팀에 남아있는 한 트롯 닉슨을 좌익수로 이동시킬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라미레스의 이러한 포지션 이동 시도의 실패로 말미암아 스프링캠프 초반에 지미 윌리엄스 감독이 구상했던 외야수비 라인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애당초의 윌리엄스 감독의 구상이었던 좌익수 라미레스, 중견수 칼 에버렛, 우익수 닉슨의 시스템은 무산될 위기에 처하게 됐다. 이러한 결정은 보스턴의 올시즌 전력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외야수비적인 면에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넓고, 수비하기 까다로운 구장 중의 하나로 평가받는 펜웨이파크의 우측 외야를 외야 수비가 뛰어난 닉슨에 비해 수비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라미레스가 맡게 됨에 따라 외야수비의 약화가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보스턴의 유망주로 수년째 착실하게 키워오고 있었던 닉슨의 발전에 있어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한 올시즌 라인업에서 2번타자를 맡을 것으로 예상되었던 닉슨이 올리리가 트레이드 되기 전까지는 라인업에서 빠질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마땅한 2번타자를 찾는 일도 문제가 되게 됐다.

더욱이 이번 결정으로 주위 언론과 팬들로부터 '윌리엄스 감독이 스타선수에게 끌려다닌다'는 비아냥도 없지않은 것이 사실이다. 자칫 다른 선수들과의 팀웍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그런 평가와 반응에도 불구하고 지미 윌리엄스 감독이 그 같은 요구를 수용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익숙치 않은 포지션 변화가 자칫 수비의 부담으로 찾아와 그의 공격력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때문으로 보인다.

애당초 그의 좌익수로의 위치 전환이 그의 수비부담을 덜고 공격력을 살리기 위한 목적으로 나왔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번의 이러한 결정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시행착오끝에 팀을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은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연봉 2000만달러 이상을 받는 선수로서 우익수에서 좌익수로의 수비위치 변경이 여의치 않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임에는 분명한 듯 싶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