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끝난 미 호두공장 파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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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톡턴 시에 소재한 세계 최대 규모의 호두공장 다이아몬드 오브 캘리포니아(로고)의 근로자들이 13년 넘게 끌어온 파업을 끝내기로 했다고 AP통신이 23일 보도했다. 1991년 임금 분쟁으로 파업을 시작했던 팀스터스 노조 601 지부 조합원 600명은 전날 5년짜리 새 계약안에 합의하고 파업을 종료하기로 했다. 다이아몬드 오브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한 해 생산되는 호두의 절반 이상을 가공.포장하는 회사다.

이들은 85년 회사가 경영난에 처하자 임금 삭감 30%에 동의했다. 6년이 흐른 91년 회사는 1억7000여만 달러(약 1700억원)의 순익을 냈지만 정작 임금협상에서 사측이 제시한 안은 '시간당 10센트 인상+보너스'였다. 격분한 조합원들은 파업에 돌입했다. 그 후 노사 간 협상이 엎치락뒤치락하면서 파업이 장기화됐다. 조합 관계자는 "당시 파업이 이렇게 길어지리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파업 첫해 손자가 1명이던 한 조합원은 현재 7명의 손자를 거느리고 있을 정도다. 파업은 끝났지만 실제로 회사에 복귀하는 인원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조합원은 새 일자리를 찾아 떠났다. 파업 수당이 2년밖에 지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사도 빈자리를 다른 근로자들이나 자동화 기기로 대체했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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