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미국, 월드컵 예선서 멕시코와 `냉전'

중앙일보

입력

미국이 이번엔 멕시코를 상대로 `냉전(Cold War)'을 벌인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콜럼버스에서 킥오프하는 2002 한.일월드컵축구 북중미 최종예선이 미국의 또다른 전쟁터. 북중미 축구의 맹주를 노리는 미국은 `맞수' 멕시코를 첫 판에서 제압, 월드컵본선무대를 향해 힘찬 첫 걸음을 내딛겠다는 각오다.

미국의 필승 의지는 경기 장소에서 쉽게 엿볼 수 있다.

미국 중서부 오하이오주의 수도인 콜럼버스는 겨울철 추운 날씨로 소문난 곳. 미국축구협회가 굳이 따뜻한 남쪽도시 대신 콜럼버스를 선택한 데는 이러한 기후 조건과 함께 국적을 떠나 멕시코에 열광적인 히스패닉계 주민이 없다는 지역특성도 고려됐다.

때마침 하늘도 도우려는 듯 경기당일 눈올 확률은 50%로 예보됐다.

추위에 약한 멕시코 선수들을 `얼음판'으로 몰아넣어 완승을 연출해보려는 미국의 `냉전' 전략이 일단 첫 단추부터 잘 꿴 듯한 느낌이다.

더구나 미국은 지난해 6월과 10월 멕시코를 각각 3-0, 2-0으로 완파하는 등 이제 멕시코만 만나면 주눅드는 과거의 축구가 아니다.

반면 멕시코는 최근 5경기 연속 1승도 거두지 못하는 부진에 빠져 대조적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공격수 쿠아테목 블랑코과 미드필더 라몬 라미네스는 각각 부상과 교통사고로 장기간 결장하고 있다.

스트라이커 에르난 에르난데스 또한 오금 통증으로 최상의 컨디션이 아닌 상태. 그러나 미국은 멕시코의 저력을 들어 긴장의 끈을 풀지 못하고 있다.

브루스 어리나 미대표팀 감독은 "멕시코의 부진은 터널의 끝에 다다른 느낌"이라며 "특히 파괴적인 공격을 이끄는 에르난데스의 한 방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멕시코와 온두라스, 자메이카, 트리니다드, 코스타리카 등 6개국이 참가하는 북중미 최종예선은 앞으로 9개월간의 홈 앤드 어웨이 더블리그를 통해 본선에 나갈 3개국을 가린다. (콜럼버스<미오하이오주>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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