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가신 김윤규·김재수 퇴진론 다시 부상

중앙일보

입력

현대의 가신 `김윤규 현대건설 사장'과 `김재수 현대구조정위원장' 퇴진론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이 "현대건설에 대한 실사 결과, 잠재부실이 드러날 경우출자전환과 함께 책임있는 경영진 퇴진"을 요구한데다 3월 말로 예정된 현대건설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진 문책론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도 27일 "3월말로 예정된 금년 주총에서 경영진을 재구성해 강력한 자구노력을 이행하겠다"고 발표, 문책론을 뒷받침했다.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비서출신인 김 사장과 김 위원장은 정몽헌(MH) 회장 측근중의 측근으로 작년 9월 현대 계열사간 빚보증 소송과 현대투신 사태 등으로 현대증권 회장자리에서 물러난 이익치 전 회장과 함께 이른바 `가신 3인방'으로 불려왔다.

김 사장은 대북사업, 김 위원장은 그룹 구조조정을 각각 담당하며 `투톱(Two Top) 시스템'으로 그룹을 움직여왔다.

그러나 현대 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악화일로를 치달으면서 이들은 퇴진 압력을받기 시작, 작년 10월 현대건설이 1차 부도를 맞자 채권단을 중심으로 이들에 대한문책론이 본격 제기됐다.

김 사장과 김 위원장도 이같은 분위기에 따라 작년 11월 정몽헌 회장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 회장은 같은 달 20일 현대건설 경영 복귀를 선언하면서 이들을 유임시켰다.

당시 정 회장은 김 사장과 김위원장을 문책하지 않는 이유로, "소유와 경영을분리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고 이들은 전문경영인이기 때문"이라는 의지를 내비쳤었다.

하지만 현대안팎에서는 "정몽헌 회장이 현대건설 경영사정을 잘 모르는데다 김사장과 김 위원장을 대체할 인물이 없다는 현실적인 이유때문에 이들을 바꾸지 못한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업계 관계자는 "정몽헌 회장 경영복귀 이후 회사가 안정기조로 들어섰고 정 회장도 업무를 이미 파악했기때문에 이제는 김 사장과 김 위원장에 대한 문책이 가능한 것 아니냐"고 전망했다.

또 재경부, 금융감독원등 정부측과 현대건설 채권단, 신용평가기관들도 김 사장과 김 위원장의 퇴진론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대건설의 경영혁신은 과거와의 단절에서 출발해야 하며 경영부실이 진행된 시기에 경영을 맡은 김 사장, 김 위원장에게 상당부분 책임이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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