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코스닥이 거래소 밑돌아

중앙일보

입력

코스닥시장이 힘을 잃고 있다. 장세를 주도할 만한 테마가 부각되지 못한 채 거래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13포인트(3.85%) 하락한 78.12로 마감했다. 거래량은 4억3천7백82만주에 그쳤다. 이는 이날 종합주가지수 하락률(1.32%)보다 크며 거래량 면에서 거래소(4억6천1백67만주)를 밑돈 것이다.

코스닥시장의 거래량은 지난 20일 6억4천여만주를 단기 고점으로 해 줄어들었으며 26일 이후에는 거래소시장보다 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연초 이후 코스닥 거래량이 거래소를 앞질렀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이같은 현상은 올 들어 27일까지 코스닥지수의 상승률(48%)이 거래소(14%)의 3배를 웃돌아 추가 상승이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코스닥 지수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신규 자금이 유입돼야 하는데 고객예탁금은 9조원 안팎에서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코스닥 거래 비중의 96%를 차지하는 개인투자자 중 일부가 상승 탄력이 둔화된 코스닥을 떠나 거래소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결과 최근 증권.제약 등 개인들이 선호하는 거래소 종목들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여기에 기술주가 많이 등록된 코스닥시장은 미국 나스닥시장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나스닥이 최근 2년 내 최저치 수준에서 오락가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발표되는 코스닥 기업들의 지난해 실적이 부진한 것도 코스닥시장의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LG투자증권 박종현 기업분석2팀장은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통신주에 대한 전망이 안좋게 나오고 있어 당분간 조정은 불가피할 전망" 이라며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폭락은 없을 것이나 개별 종목 차원에서 코스닥에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이 전분기 수준이거나 향상된 엔씨소프트.휴맥스 등은 투자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SK증권 박용선 투자정보팀장은 "최근 개인들의 매수세가 코스닥에서 거래소 개별종목으로 이동하고 있으나 빠른 순환매로 개인들이 투자하기는 어려운 시장" 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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