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유동성 위기땐 차입금 출자전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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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27일 현대건설의 유동성 위기가 다시 나타나거나 실사 결과 자구노력만으로 회생이 불투명할 경우 차입금을 출자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외환은행은 현대건설이 다음달 주총에서 경영진을 교체, 구조조정을 강력히 추진하는 조건으로 4억달러의 해외건설 공사에 대한 지급보증과 9백억원의 신규자금 지원을 검토하기로 했다.

외환은행 이연수 부행장은 "이번이 마지막 지원이라는 각오로 지급보증을 해주기 전에 출자전환 동의서를 받겠다" 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대건설은 28일 중 출자전환 동의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현대 관계자는 "정몽헌(鄭夢憲)회장이 이미 구두로 출자전환 동의서 제출과 경영진 재구성에 동의했다" 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총에서 김윤규 사장 등 일부 경영진이 물러날 가능성이 커졌다.

정몽헌 회장의 거취와 관련, 李부행장은 "건설업의 특성상 금융권에서 파견한 관리인이 제대로 경영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다" 며 출자전환이 되더라도 당분간 鄭회장에게 경영을 맡길 방침임을 시사했다.

한편 채권단은 4조원으로 예상했던 현대건설의 적정부채를 최근 신인도 하락에 따른 수주 부진을 반영해 3조5천억원으로 수정했다.

채권단은 또 영화회계법인과 현대건설에 대한 실사 계약을 했으며, 다음달 2일부터 2~3개월 동안 자산실사가 진행된다. 이에 따라 늦어도 5월까지는 현대건설의 출자전환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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