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 "가자 북한으로"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중국 상하이(上海) 방문 이후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대북 행보가 빨라지는 등 IT사업의 대북 러시 조짐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평양을 비롯한 북한 내 이동통신 사업 진출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구해우(具海雨) 상무 등 실무팀이 3, 4월께 방북(訪北) 할 계획이다.

그동안 하나로통신과 온세통신 등 유선통신 사업자의 북한 진출은 이뤄졌지만 이동통신 사업자의 협력추진은 처음이다.

1998년 금강산 지역 통신망 구축을 위한 통신사업자로 선정됐던 온세통신도 개성공단 및 금강산지역 통신망을 위성으로 연결, 제3국을 경유하지 않고 남북한을 직접 연결하는 통신망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올해 말까지 금강산 지역에 유무선 복합통신망 4천 회선 규모의 이동전화 기능이 포함된 디지털 유무선 복합 통신장비를 설치해 서비스를 제공하며, 평양과 원산.해주.개성.신의주를 잇는 통신망도 구축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현대정보기술은 개성공단 입주업체의 부품 및 원자재 공급, 생산품 배달 및 수출 등을 총괄 지원하기 위해 공단 안에 10만평 규모의 물류단지 내 정보시스템 통합(SI) 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다.

북한의 IT인력을 전문적으로 육성하는 기업도 생겼다.

사이버 경영 전문벤처기업인 엔트랙은 최근 내년 말까지 3천명 규모의 북한 IT 전문인력을 양성한다고 밝혔다.

엔트랙은 이를 위해 오는 5~7월에 애니메이션 전문가 1백명을, 9~12월에 멀티게임 전문가 2백50명을 교육시킨다.

이는 지난해 10월 북한 광명성총회사와 3D 애니메이션 및 소프트웨어(SW) 임가공 합의서를 맺고 1차로 1백명을 교육시킨 이후 두번째다.

최근 북한이 독자적인 운영체제(OS) 개발을 위해 힘을 쏟고 있는 리눅스(윈도와 맞서는 새로운 OS) 분야의 협력사업도 가시화하고 있다.

리눅스 업계를 대표하는 리눅스원 김우진 대표이사는 27일 평양을 방문, 북한의 컴퓨터 업계 관계자와 만나 리눅스 분야의 공동개발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대북교역 컨설팅업체 하나비즈닷컴은 지난 9일 중국 단둥(丹東) 지역에 남북한 프로그램 공동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북한측과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IT분야에서 정부로부터 남북 협력사업 승인을 받은 기업은 남북 컴퓨터 소프트웨어 공동 개발사업을 추진 중인 삼성전자와 이산가족 유언전달사업의 시스젠 등 두 곳이다.

또 임가공 사업을 하고 있는 곳은 IMRI와 하나로 통신 등이다.

하나비즈닷컴 문광승(文光承) 사장은 "북한은 남한과의 IT분야 교류를 적극적으로 원하고 있으며 수출 주력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아래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