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 게임대회 잇단 시동 "게이머들 가슴 설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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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주요 프로게임 대회가 잇따라 열려 프로 게이머나 게임 매니어들에게는 즐거운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프로 게임은 업계.네티즌 뿐 아니고 사회 전반에도 적지 않은 화제를 만들어 냈다. 대기업이 주도하는 게임리그가 여럿 생기면서 ''게임만 잘 해도 대학 가고 돈을 번다'' 는 인식이 널리 퍼졌다. 온라인 게임대결을 중계하는 TV프로그램이 인기였고, 케이블.인터넷 방송에 전문 채널까지 등장했다. PC방.통신망 회사 등 관련업체에도 큰 호재로 작용했다. 국내 프로게임 업계의 올해 계획을 살펴본다.

◇ 올해 리그 어떻게 운영되나〓대표적인 국내 프로게임 리그는 KIGL.PKO.KGL.리그 운영사들은 지난해의 인기를 발판으로 올해 해외진출 등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내실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3월5일 상반기 리그를 시작하는 KIGL의 운영사인 배틀탑 이강민 사장은 "올해는 해외 진출과 내실화에 주력해 리그 관련 매출을 지난해(50억원)의 배 이상으로 키울 것" 이라고 말했다.

가장 최근까지 진행된 것은 KGL의 3차 리그. KGL은 이미 1997년부터 게임 대항전을 여는 등 프로게임의 기반 구축에 힘써왔다.

KGL운영사인 ㈜이게임즈측은 "올해는 인터넷 게임방송(http://www.game-q.com)을 확대하고 CD로 배포되는 디지털 잡지 ''eGamez'' 를 창간하는 등 수익구조 안정화에 노력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PKO도 다음달 시작하는 봄철 프로리그 준비에 바쁘다. PKO 관계자는 "정규 프로리그 외에 일반인 대상의 온라인대회.국제대회(PKO 왕중왕전) 등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고 일부 유료화도 추진할 계획" 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용인에서 월드사이버게임챌린지 대회를 개최했던 ICM은 올해 규모를 크게 키워 ''제1회 월드사이버게임(http://www.worldcybergames.org)'' 을 열 계획이다. ICM측은 "전세계 25개국에서 예선을 거친 게이머들을 모아 12월 서울 코엑스에서 첫 대회를 연다" 고 밝혔다.

◇ 주된 추세는 대중화.내실화〓프로게임 열풍에 처음 불을 지핀 것은 ''스타크래프트'' .그러나 신세대 네티즌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성세대와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현장감있는 화면과 박진감 넘치는 진행이 돋보이는 미국 EA사의 ''피파'' 시리즈가 지난해부터 일부 게임리그에 소개되면서 대중성 있는 스포츠 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프로게임협회 관계자는 "앞으로는 축구.야구.농구 등 일반인에게 친숙하고 손놀림.규칙이 상대적으로 쉬워 누구나 할 수 있는 스포츠 게임이 활성화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리그 운영업체와 관련 산업의 내실화도 올해의 중요한 화두다. 많은 닷컴 기업들이 수익모델 부재로 압박을 받으면서 지난해 말에는 일부 프로게임 팀이 해체되는 등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올해 리그업체들은 마케팅 대행, 게임 유통업체와의 제휴 등을 통해 실질적인 수익을 올리는데 신경쓸 계획이다.

프로게이머들에게도 올해는 중요한 한 해. 게임 리그가 수익을 얼마나 얻느냐에 따라 이들의 위상도 결정되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는 프로게이머는 60여개 게임단에 1백50~2백여명으로 추산된다. 이중에는 각종 상금과 CF촬영 등으로 억대를 벌어들인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 수백만~1천만원 내외의 불안정한 수입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스타크래프트 게임선수로 활동했던 권모(22.여)씨는 "매일 10시간 이상 연습해야 하지만 수입은 보잘것 없어 게이머 생활을 포기했다" 며 "게임단들이 선수들에게 안정적인 수입과 연습환경을 제공했으면 한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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