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경기살리기 금리 조만간 내릴듯

중앙일보

입력

미국과 일본이 경기부양을 위해 조만간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두 나라의 경기가 뒷걸음질을 치며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져 경기불안감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 저널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들 사이에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다음달 20일 정례 공개시장위원회(FOMC)이전에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일본도 지난해 8월 포기했던 제로금리를 다시 도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본은행의 야마구치 유타카(山口泰)부총재는 최근 도쿄(東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방침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러나 유럽중앙은행(ECB)은 다음달 1일 정책회의에서 금리를 현 수준(연 4.75%)대로 유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미국〓나스닥시장은 지난 22일 25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한 뒤 다음 날에도 2천2백선에서 지지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그 결과 나스닥지수는 지난달 3일 FRB가 전격적으로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기 이전 상태로 돌아갔다.

대형 투자은행인 리먼브라더스는 "증시가 침체를 면치 못하고 소비자신뢰지수가 크게 하락한다면 FRB가 조만간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 고 분석했다.

유력 경제조사기관인 콘퍼런스보드는 27일 2월의 소비자신뢰지수를 발표할 예정인데 전문가들은 이 지수가 전달(114.4)보다 더 떨어진 110.5로 예상하고 있다.

이럴 경우 1996년 12월 이후 최저가 된다.

금리인하와 관련, 앨런 그린스펀 FRB의장이 오는 28일과 다음달 2일 하원 은행위원회에 출석, 어떤 발언을 할지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 일본〓야마구치 일본은행 부총재는 "시중은행들이 부실채권을 일시에 정리할 경우 디플레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며 "상황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것" 이라며 제로금리 복귀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본 금융청에 따르면 일본의 시중은행들은 1992년 이후 모두 68조엔의 부실채권을 정리했으나 지난해 9월 현재 32조엔이 남아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일은 산하의 통화정책이사회 위원 몇명이 이미 부실채권 정리를 촉진하기 위해 통화정책 완화를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지난 23일 일본은행이 현재 0.25%인 콜금리를 0.15%로 낮출 지도 모른다고 보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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