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합병, 국가신용에 도움"

중앙일보

입력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피치(FITCH)의 로빈 먼로 데이비스 회장 등 관계자들은 26일 "막대한 부실채권이 계속 드러나는 등 한국의 1차 금융개혁은 일단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며 "2차 개혁은 회계 관행과 경영방식을 개선하고 투명성을 높이는 등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해소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 이라고 주장했다.

피치는 그러나 "은행 합병이 경쟁력 향상과 금융시스템 강화를 통해 국가 신용등급 상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 이라며 "한국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할 때 정부가 금융 구조조정을 주도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고 덧붙였다.

피치 관계자들은 이날 한국기업평가의 지분 9.01%를 인수하는 내용의 합작 조인식을 한 뒤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밝혔다.

피치는 또 지난해 말 정부가 도입한 회사채 신속인수 제도에 대해 "대상 회사들이 우량해질 수 있다는 객관적 판단에서 이뤄졌다면 환영하지만 관치로 되돌아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만큼 해당 기업의 유동성 위기가 해소되는 대로 중단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한편 데이비스 회장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상향 전망에 대해 "실사 진행과정을 전혀 보고받지 않은 상태여서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지만 결과가 몇주 안에 발표될 것으로 안다" 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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