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재미교포, 경기규칙 개정 제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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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축구가 단 10초를 남기고도 터치다운 하나로 역전이 가능하도록 된 것처럼 태권도 경기도 박진감 넘치도록 경기규칙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 경기규칙 개정세미나'에 참석한 미국태권도연맹(USTU) 이상철(54) 회장은 24일 "미식축구는 단 10초를 남기고도 터치다운 하나로 큰 점수를 내면 역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선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관중들도 끝까지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본다"면서 "시드니 올림픽의 성공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가장 인기 있는 무도 스포츠로 태권도가 발전해 나갈수 있도록 경기규칙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32개국에서 각국 태권도협회장, 기술임원, 대륙연맹임원, 국제심판등이 이번 세미나에 참석했는데, 세미나를 한국어와 영어로만 진행해 충분한 의견개진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언어의 사용이 다르듯 미국 사람들 정서가 다르고 유럽사람들 정서가 다르고 아시아 사람들 정서가 또 다르니 태권도경기가 어떠해야 재미있어 하는지를 비슷한 문화권 사람끼리 먼저 논의해 본 후 그 결과를 오는 11월 총회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또 "내가 말하는 것이 미국인의 정서를 대변한다"고 전제한 뒤 "가령어떤 시합의 마지막 회전인 3회전에서 5대 3으로 점수 차이가 났을 경우 현행 태권도 경기규칙은 이 정도면 이기고 있는 선수가 적당히 도망 다녀도 이기게 된다. 하지만 3점을 한번에 득점할 수 있다면 지고 있는 선수는 3점을 얻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고 만약 공격이 성공해 6대 3으로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면 얼마나재미있겠느냐. 미국 사람들은 이런 경기를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다음달 1일부터 5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60여개국이 참여하는 '제10회 US오픈 태권도 챔피언십' 준비를 위해 25일 이한한다.

국가대표출신으로 지난 70년 도미한 그는 미국 내 700만 태권도인의 수장(首長)이자 미국올림픽위원회(USOC) 집행위원이며, 지난해 임기 4년의 미국태권도연맹 회장으로 재선됐다.

한편 이번 세미나에서는 태권도 경기장의 규격부터 차등점수제, 경기 시간, 득점부위의 확대 문제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태권도 경기규칙에 대한 토론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졌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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