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단일팀, 국내 탁구계 정상화가 관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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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제46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4월23-5월5일오사카) 출전 선언으로 10년만에 다시 남북단일팀이 꾸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국내 탁구계의 내분이 협회 행정의 발목을 잡고 있어 빠른 시일내에 화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모처럼 맞은 호기도 무산될 것이 자명하다는 지적이다.

사실 탁구 단일팀 구성은 지금까지는 탁구인들에 의해 추진된 것이 거의 없다.

김운용 대한체육회장 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집행위원이 국제스포츠계 거물들을 만나 일을 도모했고 북한 고위급 인사와도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여기에다 국제탁구연맹(ITTF)도 북한의 참가를 이끄는 동시에 단일팀 구성을 유도하기 위해 `4월초까지 엔트리제출을 연장해 주겠다'는 등의 제안을 했다.

국내 탁구인들이 한 일이라곤 지난 19일 `단일팀 구성이 가능할지도 모르니까 3월 15일까지 엔트리제출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 승낙받은 게 전부일 정도로 지금까지의 단일팀 구성 논의는 탁구인들의 손을 떠나 있었다.

대신 탁구인들은 시드니올림픽 이후 협회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해 두 편으로나뉘어 치열하게 대립했고 신임회장을 영입한 뒤에도 싸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4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싸움으로 행정은 마비됐고 정기대의원총회가 무산되고대표선수 선발전도 못하는 상황에서 아직까지 단일팀 문제는 뒷전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10년전 단일팀을 구성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국내 탁구계만 정상화되면 비교적 빠른 속도로 일을 추진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국제탁구연맹은 남북단일팀이 불발될 경우 3월 15일까지 각각 엔트리를 내도록결정, 사실상 단일팀 구성 데드라인을 3월중순으로 결정했다.

단일팀에 합의하면 대진추첨일인 4월2일 이전에 엔트리를 내면 되도록 배려함에따라 단일팀 구성을 위해 남아 있는 기간은 20일정도. 국내 탁구계는 현실을 직시하고 빨리 정상화해야만 북한과 어렵고도 중대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어 앞으로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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