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 파운데이션, 홈쇼핑서 ‘내가 제일 잘 나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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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고물가·불황 속 상반기 홈쇼핑은 여러 개 제품을 묶은 대형 세트 상품보다 아이디어를 살린 단일 상품이 인기를 끌었다. ① 51만 개가 팔린 ‘입큰 진동파운데이션’, ② 입술에 바르면 색이 변하는 ‘마스꼴로지 립스틱’, ③ 캘리포니아에서 껍질을 벗겨 곧바로 포장한 ‘빨강 웰빙 호두’, ④ 하나씩 씻어 포장한 ‘산지애 세척사과’.

상반기 홈쇼핑은 ‘한 방’으로 통했다. 종전에는 여러 가지 종류를 묶은 ‘풀 세트’ 제품이 인기를 끌었으나, 올해는 뚜렷한 기능과 아이디어를 내세운 중소기업 단품들이 각 홈쇼핑 업체마다 상반기 구매 순위 1, 2위에 올랐다. ‘불황에는 세트보다 단품이 잘 팔린다’는 이른바 ‘립스틱 효과’가 홈쇼핑에서 나타난 것이다.

 대표 제품은 상반기 최대 히트상품인 진동 파운데이션이다. 원조격은 GS샵에서 27만 세트가 팔린 ‘한경희 진동파운데이션’. 퍼프(분첩)에 진동모터를 넣어 얼굴에 파운데이션을 고르게 펴 발라 줘 미용실에서 정성스레 얼굴을 분첩으로 두드려가며 화장을 해주는 ‘전문가의 손길’을 느낄 수 있게 한 아이디어 상품이다. 이 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출시된 ‘입큰(IPKN) 진동 파운데이션’(CJ오쇼핑·1위), ‘엔프라니 진동 파운데이션’(현대홈쇼핑·1위), ‘이자녹스 진동 파운데이션’(롯데홈쇼핑·4위)도 각각 20만~50만 개씩 팔려나가며 큰 인기를 얻었다. GS샵 김광연 상무는 “예년에는 한 번에 10가지 이상의 화장품을 12만~19만원대에 판매하는 세트 상품이 잘 팔렸는데, 올 상반기에는 진동 파운데이션 같이 한 가지 특징을 내세운 품목의 인기가 높았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 구매 2위 제품인 ‘마스꼴로지 립스틱’은 ‘반전 립스틱’이라는 아이디어로 승부한 것이 적중했다. 녹색·노란색·보라색의 립스틱이 입술에 바르는 순간 장밋빛으로 색상이 변해 소비자의 눈길을 끌었다. 12시간 동안 색상이 지속되는 기능성에 일반 립스틱 2, 3개 가격인 5만9900원에 10종을 판매하는 저렴함도 인기에 한몫했다. 지난 3월 출시 이후 누적 주문금액 75억원을 돌파했다.

 CJ오쇼핑에서는 33만 개가 팔려나가며 상반기 구매 3위에 오른 ‘오제끄 산소마스크 클렌저’는 산소방울 거품으로 세안한다는 신개념을 도입한 제품이다.

 고물가가 계속되자 생활용품을 홈쇼핑으로 대량 구매하는 트렌드도 생겨났다. 농수산물 같은 식품류를 주로 판매하는 NS홈쇼핑에서는 ‘잘 풀리는 집 화장지 90롤 세트’와 ‘에어비즈 베개 세트’ 같은 생활용품이 3위와 7위에 올라 강세를 보였다. 롯데홈쇼핑에서도 ‘퍼실 세탁 세제’가 1위, ‘바디피트 생리대’가 7위, ‘려 샴푸’가 10위를 차지했다. 롯데홈쇼핑 이동규 마케팅팀장은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생활용품을 홈쇼핑에서 한 번에 대량으로 구매하는 알뜰 소비족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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