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기업, 지상IR] 풍산, 구리 제품으로 세계 '빅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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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은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기업이다.

에어컨.냉장고 등 전자제품과 IT사업에 쓰이는 동압연재(동판)와 동파이프.합금파이프 등 부품소재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풍산이 전세계 국가들에서 사용되는 동전의 절반 이상을 공급한다는 것은 업계에선 잘 알려진 사실이다.

1968년 설립된 이 회사가 유럽의 다국적 기업인 KM유로파 메탈, 핀란드의 오토쿰푸와 함께 세계 3대 동(銅)제품 전문기업으로 꼽히고 있는 것. 특히 세계 30여개 국가에 소전(무늬를 넣지 않은 동전)을 공급하며 이 분야 세계 시장의 50~60%를 점유하고 있다.

풍산은 지난해 경기악화에도 불구하고 내수 및 제품 다양화를 통해 전년 대비 7.8% 증가한 9천3백90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또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을 늘려 지난해 영업이익이 1천4백33억원으로 나타났다.

외환위기를 맞았던 97년 5백7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풍산은 이로써 3년 연속 순이익 최고치를 경신했다.

제품별로는 전기전자.자동차.IT산업의 부품소재로 사용되는 동압연재가 전년에 비해 13.3%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고 에어컨과 건축에 사용되는 동파이프가 20.9%, 위생설비와 기계부품에 쓰이는 동봉은 5.5%, 동전은 11.8%가 각각 늘어났다.

지난해엔 방산제품을 제외하고 내수가 56%, 수출이 44%를 차지했지만 해는 수출비중을 49%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일본.중국.대만.홍콩 등 동남아 시장뿐 아니라 중동쪽으로 수출 루트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내수시장 둔화 추세에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대응한다는 전략. 회사는 이같은 전략을 근간으로 올 매출 목표를 1조6백68억원으로 잡을 정도다.

그러나 이같은 목표 달성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 산업이기 때문에 세계 경기가 나빠질 경우 판매량이 줄어들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또 환율이 인상될 경우 원재료 원가부담이 늘어나는 것도 극복해야 할 요소다.

동원증권 신윤식 차장은 "올해는 경기침체로 인해 다소 고전이 예상되지만 내년부터 매출이 늘고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며 "동파이프 업체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전기전자.반도체 소재 기업으로의 변신이 가장 큰 과제"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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