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장님, 제발 한번 더 연임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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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장들의 교체설이 분분한 가운데 주주와 직원들이 연임을 요구하는 은행이 있다. 박찬문(67.사진)전북은행장이 주인공.

이 은행 대주주들은 10일 모임을 갖고 이미 한차례 연임한 朴행장에게 은행을 계속 맡아달라고 요구했다.

직원들도 연임을 원하지만 정작 朴행장은 나이와 건강을 이유로 고사하고 있다.

전북은행은 16일 이사회에서 새 행장 후보들을 뽑을 예정이지만 朴행장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朴행장에 대한 신망은 7개 지방은행이 통폐합되는 격랑 속에서 전북은행이 독자생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1995년만 해도 전북은행은 여러차례 부실대출로 말썽을 빚는 등 경영상태가 어려웠다.

그러나 朴행장 취임 후 이 은행은 97년부터 연이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전국 1위에 오르는 등 건실한 은행으로 탈바꿈했다.

朴행장은 전북은행의 대주주이자 그를 은행장으로 추천한 고(故) 고판남 세풍 회장의 지급보증 요청을 거절하기도 했고, 97년 삼양종금과 합병을 하라는 대주주의 압력에도 버텨냈다.

이 때문에 98년에는 朴행장 교체설이 나돌자 노조와 주주들이 앞장서 연임을 요구하는 등 은행 안팎에서 절대적인 신임을 얻었다.

그는 한국은행 이사.감사를 거친 정통 한은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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