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도깨비의 기상천외 탁악연주 '도깨비 스톰' 화제

중앙일보

입력

항아리와 대나무.싸리빗자루 등 잡다한 물건들이 악기로 변했다. 다섯마리의 도깨비들은 항아리를 두드리고 대나무를 튕기며 대학로 전체를 울린다.

'새로운 차원의 넌버벌 퍼포먼스' 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무대에 오른 '도깨비 스톰' 은 전통가락을 현대식 타악공연에 접목시킨 공연.

10년간 풍물(사물놀이)연주를 해온 연주자들의 경력이 말해주듯 도깨비들의 두드림에는 다른 공연에서는 찾기 어려운 깊이가 있다.

이들이 자신있게 내세우는 대목 역시 '폭발하는 연주' 다. 관객의 영혼을 울리는 두드림과 다양한 장단, 여기에 첨가된 능수능란한 배우들의 애드리브는 극의 재미를 더한다.

극의 줄거리는 일상에 지친 박과장과 이대리, 두 회사원이 꿈속에서 도깨비들을 만나 한바탕 신나게 즐긴다는 내용. 이대리가 자신의 볼과 다리.손바닥을 악기삼아 연주하는 노래는 탄성을 자아낸다.

박과장의 코믹연기도 좋다. 도깨비들은 온몸을 이용해 관객들에게 두드림의 재미를 알린다.

"주변에 있는 걸 아무거나 두드려 봐. 타자기든 탁자든, 하다못해 벽이라도. 그래서 일상에 찌든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버리는 거야" . 도깨비들이 관객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인간과 도깨비들이 모두 출연하는 마지막 10분. 암흑 속에서 쉴새없이 움직이는 야광봉을 통해 관객들이 눈으로 두드림을 느낄 수 있다.

환상적인 조명과 무대의상 역시 볼거리다. 연주력에 비해 극의 짜임새가 허술한 탓인지 1시간30분의 공연이 조금 길게 느껴진다. 아쉬움이다.

도깨비들의 잔치는 25일까지 계속된다. 02-2068-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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