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폭탄제조' 유료 사이트 운영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 폭탄 제조 사이트 수사를 벌이고 있는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7일 인터넷 사이트에 폭탄 제조 강좌를 개설, 운영해 온 중학생 김모(15.Y중 3년)군을 형법상 폭발물사용선동혐의로 입건, 조사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김군은 지난해 8월 초순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 사이트에 은행계좌로 돈을 입금하면 53종에 이르는 폭탄 제조 방법을 알려주는 사이버 강좌를 개설, 운영해온 혐의다.

조사결과 김군은 인터넷 사이트에 "앞으로 많은 아나키스트들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는 글을 게시해놓고 외국 폭탄 제조 사이트에서 복사해온 핸드폰 폭탄 등 각종 폭탄 제조법을 배울 유료 강좌 수강생들을 모집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김군의 통장 압수수색을 벌여 지난해 12월 김모씨가 수강료로 4천원을 입금한 사실을 밝혀내고 김씨에 대해 수사키로 하는 한편 다른 폭탄 제조 사이트 개설자도 추적 수사할 방침이다.

김군은 경찰조사에서 "지난해 5월부터 해킹사이트를 모아 운영해왔는데 용돈이 필요해 지난해 8월부터 외국 폭탄 제조사이트에 실려 있는 폭탄 제조법을 복사해 돈을 받고 폭탄 제조 강좌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경찰특공대 폭약반에 의뢰, 인터넷 사이트에 공개된 방법대로 폭탄을 제조해 폭발강도를 확인한 뒤 인명에 해를 끼칠 정도로 파괴력이 있을 경우 김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에 앞서 소환조사를 한 구모(26.K대 전자공학부 3년)씨 등 다른 폭탄 제조 사이트 운영자 2명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계속 조사할 방침이다.

구씨는 지난해 9월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 "나를 찬 그녀 집 대문앞에 놓아라" "차밑에 넣어두고 폭파시키면 차 하나는 완파한다" 는 등의 글을 게시해놓고 부탄가스 폭탄 등 12종류의 폭탄제조방법을 소개한 혐의다.

경찰 관계자는 "오는 2002년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사제 폭탄들이 생겨날 경우 문제가 생길 소지가 큰 만큼 폭탄 제조 사이트에 대해 일제 단속을 벌여 적극 사법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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